아버지가 만들어 낸 세 딸의 비극. 아버지의 꼭두각시로 살아온 세 딸의 치열한 싸움이 시작된다.
국제연극연구소 ‘휴’는 오는 24일부터 내달 4일까지 대흥동 소극장 상상아트홀에서 연극 ‘그녀들의 집’을 무대에 올린다.
이 작품은 올해 한국메세나협회 예술지원 매칭펀드 선정 지원작으로, 남성중심의 가부장제 관습이 뿌리 깊이 자리 잡은 사회 속에서, 가정 안에서조차 하나의 인격체로 자유롭게 자리지 못한 세 여성의 비극을 그린다.
한국극작가협회 이사장을 지낸 김수미 작가의 작품을 홍주영 연출가가 메가폰을 잡아 새로운 시선으로 그려냈다.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겪었던 부모자식 간, 그리고 자매들 간의 일그러진 사랑과 상처를 되돌아볼 수 있는 작품이다. 독립된 인격체로서 자아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부표처럼 떠도는 상처 입은 인간들의 현주소를 그려낸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재개발이 한창인 도시 외곽 호숫가 몸이 굳어 죽어가는 아버지가 사는 그들의 집. 도망쳐 나왔던 그곳으로 그녀들이 돌아온다. 무한한 기대 속에 무너져 내린 첫째, 조건 없는 복종과 헌신 속에 박제된 둘째, 아버지의 성(性)스러운 존재 막내. 가족이란 이름의 메말라 버린 혈관 속으로 죽음의 그림자가 스며든다.
아들을 갖지 못한 세 자매의 아버지는 남성중심 사회에서 여성이 성공할 수 있는 무기를 강요한다. 첫째 딸에게는 남성이 여성에게 허하는 분야(음악)에서의 능력을, 둘째 딸에겐 가정과 남성을 보살피고 순종하며 희생하는 모성이라는 관습적 여성을 역할을, 셋째 딸에게는 남성을 사로잡을 수 있는 미모와 성적매력을 갖추도록 강요한다.
하지만 결국 세 자매는 모두 실패하고, 자아정체성을 찾지 못한 잘못된 성장기로 인한 파멸과 상처를 드러낸다.
관람료는 일반 2만 5000원이며, 예매는 인터파크 티켓, 전화 등으로 가능하다. 보다 궁금한 사항은 국제연극연구소 휴로 문의하면 된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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