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 김태균 선수 = 한화이글스 제공 |
정교한 타격과 팀을 위한 마음이 만들어낸 대기록
한화 이글스 ‘4번 타자’ 김태균(35)이 일본를 넘어 세계에 도전하고 있다. KBO리그 역사를 새롭게 써 내려가고 있다.
김태균은 지난해 8월7일 대전 NC전부터 시작해 올 시즌 5월14일 잠실 LG전까지 69연속경기출루를 기록했다. 종전 롯데 펠릭스 호세가 작성한 63연속경기출루(2001년 6월17일 마산 현대전~2006년 4월8일 대구 삼성전)를 넘어서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스즈키 이치로(마이애미)가 1994년 오릭스 블루웨이브에서 뛸 당시 세운 일본 최다 기록 타이(5월 21일∼8월 26일)를 이뤘다. 이제 앞으로 1경기 1경기 출루할 때마다 KBO리그 최다연속경기출루 기록이 된다. 메이저리그 테드 윌리엄스가 1949년 세운 연속 출루 기록(84경기)에 도전하고 있다.
연속 출루 기록은 화려함은 없지만 꾸준함의 상징이다. 출전하는 경기마다 출루를 이어간다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 기량은 물론 철저한 몸 관리와 집중력이 필요한 기록이다.
기록 작성까지 쉽지는 않았다. 기록 달성에 실패할뻔한 가장 아찔한 순간은 지난해 9월 13일 대구 삼성전이었다. 9회까지 4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던 김태균은 팀이 1-3에서 9회 초 3득점 하며 승부를 뒤집어 연속경기 출장기록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삼성이 9회 말 한 점을 만회하며 연장에 돌입했고, 김태균은 10회 초 선두타자로 나서 안타를 치며 31연속경기 출루행진을 이었다.
또한, 김태균은 지난달 23일 수원 kt전 첫 타석에서 내야안타로 연속출루 기록을 65경기로 늘렸지만, 1루를 밟는 과정에서 오른쪽 햄스트링 통증을 느껴 곧바로 교체됐다. 일주일 동안 경기에 나서지 않으며 상황을 지켜봤지만, 나아지지 않았고, 재검진 결과 우측 허벅지 근육손상 판정을 받았다. 결국, 지난달 30일 1군에서 제외돼 일본 요코하마 이지마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치료 복귀 후 김태균은 바로 경기에 투입됐다. 경기 감각 회복이 쉽지 않았지만, 11일 대전 롯데전에서 선발 출전해 4번째 타석에서 볼넷을 얻어내며 연속출루 기록을 이어갈 수 있었다.
김태균은 16일 현재(경기 전까지) 개인 통산 출루율 4할3푼2리로 고(故) 장효조 전 삼성 라이온즈 2군 감독(4할2푼7리)을 넘어 KBO리그 통산 출루율 1위를 달리고 있다.
김태균의 연속출루 기록이 더 대단한 것은 김태균이 우타거포라는 점이다. 주로 4번 타자로 출전하며 발도 빠르지 않다. 완벽한 타격 기술은 물론 정확한 선구안과 타석에서의 집중력이 남다르다. 특히 개인 기록보다는 팀을 위한 자세다. 김태균은 항상 개인 기록에 신경 쓰지 않는다는 말을 한다. 개인이 좋은 결과를 거두고도 팀이 경기에서 지면 항상 아쉬움을 표현한다. 팀을 위한 생각이 대기록을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이다.
김태균이 부상 복귀한 후 한화도 3승1패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아직 완벽한 상태가 아니어서 5번 타자로 출전하고 있지만, 타선의 중심을 잡아주면서 한층 파괴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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