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수 충남대 교수(대전학연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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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정부에서도 청년층을 대상으로 창업지원정책을 전개해 왔으나 실제 창업하여 성장하는 비율이 낮았고, 노인층의 창업은 요식업 등 특정분야에 국한되어 치킨게임 양상을 보여 왔다. 또한 노인층의 취업증가로 인해 청년층의 일자리가 없어지고 있다는 사회적 인식이 확산되어 세대간 갈등이 심화될 조짐마저 보인다.
우리나라는 젊은이들이 창업보다 취업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 원인은 시대별 정치·사회·문화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그 가운데에서도 조선시대의 강한 유교문화에서 해방이후 자본주의 문화로 넘어오는 사회화 과정에서 창업보다는 취업이 절대적으로 우세했다. 유교문화에서는 열심히 공부하여 가급적이면 존경받고 안정적인 공직에 취업하는 것이 최우선이었다.
그 후 도시화와 공업화가 급격하게 진행되고 자본주의 경제가 사회 저변에 깔리면서 공공기관 뿐만 아니라 대기업에서의 일자리도 훌륭한 일자리로 인정받기 시작하였다. 그러다가 1997년 외환위기를 맞으면서 상상도 할 수 없는 초유의 실업자가 발생하면서 기존 경제의 틀에서는 더 이상 일자리 창출이 힘들 뿐만 아니라 오히려 고용을 줄여가야 하는 구조조정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창업이 새로운 국가의 경제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그 이전에도 창업이 권장은 되어 왔지만 국가가 심각하게 고민하는 상황은 아니었으나 1997년 이후에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으면서 벤처기업이라는 형태로 지속적으로 권장되어 왔다. 그러나 이러한 경향에도 불구하고 창업에 대한 사회적 풍토에는 큰 변화가 없었고 여전히 창업보다는 취업에 의존하는 경향이 짙다. 그리하여 신규 일자리 증가가 다른 국가에 비해 낮을 뿐만 아니라 미래 성장산업 발굴에 제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기술창업을 비교한 한 논문에서 한국에서는 30대(52.2%), 20대(23.5%), 40대(24.3%) 순으로 창업이 활발한 반면, 미국에서는 20대(32.1%)와 45세 이상(35.9%) 연령집단이 압도적이었다. 한국 남성들의 경우에는 20대에 국방의무를 수행해야 하므로 미국 벤처기업가들보다 후에 창업함을 알 수 있었다. 또한 한국의 기성세대의 전통적인 보수주의 유교문화가 인생의 후반기 창업을 크게 억제하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최근 경기불황이 지속되고 신규 일자리가 감소되어 2016년 청년실업률이 10% 수준으로 계속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반면, 65세 이상 노년취업률은 약 29% 수준에 이른다. 급속한 고령화에 따라 노년층이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모색하면서 매년 노년취업률이 증가하는 추세이나 단순 노동시장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노동의 지속가능성 측면에서는 여전히 어려운 여건에 처해 있다.
이런 상황에 영화 ‘인턴’은 일자리, 세대 간의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 준 사례이다. 열정으로 가득 찬 30대 CEO와 경험 많고 노련한 70대 인턴이 서로의 단점을 보완해 가면서 상호 신뢰를 쌓아가는 성공 시나리오로 제작되었다.
이는 단순한 영화 속의 이야기가 아니다. 평균수명이 늘어나고 고령화가 급격하게 진행되는 우리나라 상황에서 창업률이 제일 저조한 20대와 60대가 함께 창업할 수 있도록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이라는 사회적 풍토를 지속적으로 이끌어 나갈 경우 창업, 일자리 창출, 청년실업, 세대 간 갈등이 퍼즐처럼 풀릴 것이다.
강병수 충남대 교수(대전학연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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