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미루어 왔던 시청률 최고의 미니시리즈를 즐기고 있는 금쪽같은 휴일 날 오후, 어딘가로 부터 전화가 왔다.
중요한 자료를 받지 못했다고 한다.
아뿔사! 그 자료는 회사 사무실 PC 속에 저장되어 있는데.
부리나케 보던 드라마 끄고 회사로 차를 몰고 달려가서 가까스로 시간을 맞추어 자료를 메일로 보내고 긴장을 푼다.
흔하게 겪는 일이다.
그러나 머지않은 시간 내에 내가 원하는 자료만을 담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미처 인지하지 못하는 수많은 일상의 기억들을 나대신 저장해주는 세상이 다가온다.
세상이 나의 일기장을 대신 써주는 시대가 도래한다.
사람과 사물들이 직접 대화하고, 사물들과 사물들이 직접 대화하고 사람과 사물과 환경들이 직접 대화하는 모든 일상의 기억들이 자동으로 저장되는 세상이 온다.
그런 수많은 일기들 중에 개인의 프라이버시에 대한 기록들을 완벽하게 제거하고 나면, 사람들의 삶 중에 터득 모든 것을 자동으로 지식화되는 세상이 온다.
그 지식들은 곧바로 나의 기억으로 동기화될 수 있는 세상이 온다.
타인과의 공감능력이 극대화되는 시대가 온다. 나와 남이 서로 마음의 문을 열고 서로 쉽게 공감을 이룰 수 있는 아름다운 세상이 도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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