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를 깊게 눌러쓴 한 남성이 아파트 복도를 지나간다. 유심히 이집 저집 현관문을 살펴보던 이 남성은 수초 후 찍어놨던 아파트 입구로 다시 돌아온다.
주변을 둘러본 후 그는 호주머니에 들어있어 작은 접착제를 꺼내든다. 열쇠구멍으로 접착제를 꾹 눌러 짜 넣는모습이 CCTV에 선명하게 잡힌다. 그가 짜넣은 열쇠구명은 일반 손잡이형 열쇠보다 가격이 비싼 보안열쇠 구멍이다.
손님이 없다는 이유로 아파트 열쇠 구멍을 순간접작체로 막아버린 후 수리를 유도했던 수리공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대전 둔산경찰서 형사과는 15일 재물손괴 등의 혐으로 열쇠 수리공 A(48)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A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열쇠 수리점 영업이 잘 되지 않자 지난달 12일 아파트 현관문에 자신이 운영하는 열쇠 상호 홍보 스티커를 부착한다. 그 이후 출입문 열쇠구멍에 강력 접작제를 투입해 망가뜨렸고, 수리를 하도록 유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러한 형태로 피해를 입은 가정은 5가구다. 열쇠 구멍안에 접착제를 넣어두면 굳어서 열쇠가 들어가지 않아 열쇠를 교체해야 한다는 점을 노렸다.
그러나 A씨의 예상은 빛나갔다.
그의 가게로 열쇠 수리를 연락한 집주인은 한명도 없었으며, 관리사무소가 망가진 열쇠를 모두 무료로 교체해줬기 때문이다.
그는 경찰조사에서 “열쇠 수리에 손님이 없어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며 “깊이 반성하고 있고 집주인에게 피해 보상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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