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휼의 세상 거꾸로 보기] 민주주의는 국민의 질을 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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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휼의 세상 거꾸로 보기] 민주주의는 국민의 질을 넘지 못한다

이완순 소설가

  • 승인 2017-05-12 10:24
  • 이완순소설가이완순소설가
疾風知勁草(질풍지경초), 모진 바람이 불 때라야 강한 풀을 알 수 있다. 적폐세력을 당당히 누르고 국민이 이겼다. 국민의 명령으로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 그에게 없었던 것은 헌법수호 의지만이 아니다. 국민의 생명을 보호할 의지도 국가안보 의지도 없었다. 한일위안부합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체결, 사드 배치로 대한민국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한민족의 존립이 가장 위태로운 상황이다.

돌아보면 못된 지도자가 한 둘이 아니다. 왜놈이 조선 땅을 유린하고 다닐 때 선조는 저 혼자 살겠다고 도망쳤고, 북한이 쳐들어왔을 때 이승만은 대전으로 도망치며 한강다리를 폭파했다.

그러나 어떤 환란에도 백성은 절대로 굴하지 않았다. 스스로 일어나 그들과 맛서 나라를 지켰다. 장미대선도 국민이 스스로 만들었다.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군림하다가는 결국 몰락한다.

제19대 대선은 최초로 이념 몰표와 지역 몰표가 없는 그야말로 장미대선이었다. 두 진보와 세 보수가 싸웠기 때문에 일관성이 부족한 정책으로도 문재인 후보가 19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미국 트럼프 당선도 프랑스의 마크롱 당선도 모두 예상하지 못한 기적이었던 것처럼 시대흐름 탓이라고 해도 결코 지나치지 않다.

보수층 결집에 따른 홍준표 후보의 가파른 상승도 문재인 후보에게 꽤 유리하게 작용했다. 바른정당 의원들이 집단 탈당해 자유한국당에 들어가기 전까지만 해도 보수층을 등에 업은 안철수 후보가 당선될 줄 알았다. 안철수 후보 주변에서 머뭇거리던 보수층이 이를 계기로 마음을 바꿔 홍준표 후보를 민 것이 결국 판세를 뒤집었다고 할 수도 있다.

보수층의 장점이자 단점이 바로 이것이다. 서로 다투다가 갈라졌다가도 판세가 불리해지면 다시 뭉쳐 공동이익을 추구한다. 진보는 그렇지 않다. 하나같이 자기주장이 너무 강하다보니 자주 싸우고 한번 갈라지면 영원히 다른 길을 간다. 그래서 진보세력은 오래가지 못하고, 강한 결집력에 맹목적 충성심을 가진 보수를 이기지 못했다.

아름다운 꽃은 향기가 없다. 장미는 아름다우면서 향기가 짙어 사람들을 매혹시키지만 위험한 가시를 숨기고 있다. 장미대선도 누가 어떤 가시를 숨기고 있는지 파악할 시간이 부족해 대한민국의 미래가 불확실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패권주의를 버리고 국민이 편안한 나라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좌든 우든 좋은 공약이라면 모두 수용하고 실천하는 통합의 정치가 진정 이 나라를 살리는 길이다. 족벌주의의 적폐를 하루빨리 청산하고, 낡은 관행에 꽁꽁 묶여 있는 기득권체제를 타파하는 ‘친 서민정책’에 매진하기를 소망한다. 중국의 경제적 보복이 본격화되고 있는 사드배치를 철회하여 서민경제를 살리지 못하면 대한민국이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사드는 미국과 일본을 위한 것이지 결코 대한민국을 위한 것이 아니다. 사드 한반도배치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은 한미일 통합 MD체계 구축을 위한 징검다리일 뿐이다. 이대로 가면 대한민국은 한미일집단방위에 엮여 중국과 군사적으로 적대하고 미중, 일중 대결의 전초기지로 전락하거나 미일의 첨병이 되고 자위대의 남북한 침입을 자초하게 될 것이다. 일본이 ‘천진조약’을 내세워 조선의 허락도 없이 들어와 동학혁명군을 말살하고 조선을 강점한 역사를 잊어서는 안 된다.

일본은 동학혁명 이전에 이렇게 조선강점의 밑그림을 그려놓고 있었다. 1871년 9월 청일 양국이 맺은 ‘천진조약’에 청국이 조선에 출병할 때는 일본에 통보하도록 되어 있고, 일본 또한 출병할 권리를 가지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래서 간악한 일본을 우방으로 삼는 것은 한반도 재침을 부르는 재앙이다.

북한의 정권교체를 목표로 한 오마바 정부의 ‘전략적 인내정책’, 북한정권의 핵미사일계획중지를 목표로 하는 트럼프 정부의 고압적인 대북정책 등, 제재일변도 대북정책은 오히려 북한의 반발을 불러와 군사적 긴장을 첨예화하는 결과를 낳았다. 4월 18일 북한 외무성 한상렬 부상이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매주, 매달 미사일실험을 진행할 것”이라면서 “만일 미국이 우리를 상대로 군사적 타격을 가할 계획이라면 우리는 우리 방식으로 핵을 이용한 선제공격을 할 것”이라고 말해 전쟁발발의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

힘의 절대적 우위에 바탕을 둔 트럼프의 ‘최대의 압박과 개입’ 정책도 ‘선제타격’으로 전쟁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가 우리에게 사드설치비용을 요구한 것과 중국이 북한을 압박해 핵을 포기하도록 하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고 사드 한반도배치를 철회할 수 있다는 언질을 준 것도 북한제재를 강화하겠다는 꼼수에 지나지 않다.

민주주의는 국민의 질을 넘지 못한다. 아는 만큼 믿는다고 했듯이 스스로 깨우치지 못하면 개돼지가 되어 비참한 역사가 되풀이된다. 국민이 맹목적 충성과 친미 사대주의에서 벗어나야 민주주의가 개량되고 한민족의 궤멸을 막을 수 있다. 북한의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재와 압박보다 소통과 설득이 더 효과적이다.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중지함으로 북한의 ICBM개발을 중단시키고 중국의 대북한경제제재를 중단해 평화협정으로 이끌어야한다. 하루빨리 사드배치를 철회하고, 한미일 MD와 한미일 군사동맹을 폐기해야 통일을 이룰 수 있으며 불행한 역사의 반복을 피할 수 있다.

이완순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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