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 김재영 선수 = 한화이글스 제공 |
선발진 재정비 시급…김재영·비야누에바 역할 중요
한화 이글스가 국내 선발진 부진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화는 11일 경기 전까지 33경기에서 국내 투수 선발승이 단 2차례였다. 두 번 모두 배영수가 기록했다.
한화는 올 시즌을 앞두고 선발진에 대한 자신감을 느끼고 있었다. 메이저리그 경력이 화려한 카를로스 비야누에바와 알렉시 오간도 두 명의 외국인 원투펀치에 부상에서 돌아온 배영수, 안영명 여기에 이태양, 송은범까지 안정감 있는 선발진을 구축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외국인 원투펀치가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데다 국내 선발진마저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카를로스 비야누에바가 1승3패 평균자책점2.30, 알렉시 오간도가 3승2패 평균자책점 3.63을 기록하고 있다.
이태양, 송은범, 안영명은 승리와도 인연을 맺지 못하면서 좀처럼 반전의 계기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송은범은 무승 3패 평균자책점 6.04, 이태양은 무승 3패 평균자책점 7.48, 안영명은 무승 3패 평균자책점 6.23을 기록 중이다.
배영수가 3승1패 평균자책점 3.99로 제 몫을 해주고 있지만, 최근 부진한 모습이다. 2경기 연속 5회를 넘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10일 대전 롯데전에서는 4이닝 3실점으로 무너졌다. 구위가 압도적이지 않다 보니 제구와 수 싸움으로 경기를 풀어간다. 환경에 따라 기복이 있을 수밖에 없다.
선발진이 많은 이닝을 소화해주지 못하다 보니 불펜진의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한화는 마무리 정우람이 3승, 윤규진이 2승, 송창식이 2승을 따내는 등 경기 후반 버티면서 승리를 챙기는 경기가 많아지고 있다.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김성근 감독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김 감독은 “선발 로테이션을 짜다보면 머리가 아플 지경”이라며 “상대전적을 생각하면서 로테이션을 짜다보면 금방 머리에 한계를 느낄 정도다. 답이 나오지 않는다”고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한화는 다음 주 비야누에바가 팔꿈치 통증을 털고 복귀할 전망이다. 비야누에바가 복귀해 긴 이닝을 소화해준다면 팀 선발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에이스가 중심을 잡아주면 다른 투수들에게도 영향이 반드시 간다.
물론 비야누에바 효과 이전에 국내 선발 투수의 각성이 필요하다. 송은범은 분명히 매력적인 공을 가진 투수다. 하지만, 지나치게 완벽한 모습에 신경을 쓰다 보니 경기를 망치는 경우가 있다. 좀 더 편안한 자세로 임할 필요가 있다. 이태양은 시범경기부터 난타를 당하다 보니 공에 대한 자신감이 부쩍 떨어졌다. 김 감독은 투구폼을 수정한 부분에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안영명은 제구가 들쑥날쑥한 모습이다. 부상 회복 후 확실한 보직을 받지 못하면서 컨디션 조절이 쉽지 않아 보인다. 경기 경험을 통해 감각을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특단의 조치도 필요해 보인다. 장민재, 심수창, 윤규진 등 다른 투수들에게도 선발 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 특히 2년차 신인 김재영이 활력소가 될 수 있다. 올 시즌 2군에서 선발 수업을 받은 김재영은 사이드암투수로 최고 147km의 빠른 공을 던진다. 2군 퓨처스리그 6경기에서 4승무패 평균자책점 1.06으로 맹활약했다. 최근 KBO리그에서 고영표(KT), 임기영(KIA) 등 사이드암 선발 투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김재영도 고영표, 임기영과 비교해 손색없는 공을 갖고 있다. 자신감만 좀 더 끌어올려 준다면 충분히 1군에서 활약할 수 있는 선수다. 김 감독은 “어떻게 던지는지 봐야한다”면서도 “선발 기회를 주긴 줘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선발진이 활기를 찾아야 한화가 반등 할 수 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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