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톡] 자녀와 갈등이 생길 때

  • 문화
  • 문화 일반

[심리 톡] 자녀와 갈등이 생길 때

[박경은·김종진의 심리상담 이야기]

  • 승인 2017-05-12 00:01
  • 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
▲ 게티 이미지 뱅크
▲ 게티 이미지 뱅크


‘오늘 아들하고 또 신경전을 벌렸어.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어’

주제는 이랬다. 강의를 하러 온다는 친구의 연락을 받았다. 내가 학교를 가는 날이라면 만날 수가 없는데, 다행히도 시간적 여유가 생겼다.

친구의 강의는 언제 들어봐도 맛깔스럽다. 유머 속에서 지혜를 배우게 된다. 강의를 한 곳은 직원이 600명쯤 되는데, 직원직무교육이라고 했다. 사군자로 기질검사를 하고, 각각의 특징을 그룹으로 정리해서 발표하는 시간이었다.

서로 ‘맞다’고 웃으면서, 자신을 이해하고 타인과의 이해의 폭을 넓혀가는 차원에서 많은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이었다. 짧은 시간이지만, 함께 점심과 차를 마셨다. 그동안의 나누지 못한 마음의 돌덩이를 버리는 시간 같았다.

물리적인 시간, 육체적인 한계, 능력과 사업성이 부족한 자신들을 벌거벗듯 쏟아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쉽게 말할 수 있겠지.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라는 말은 누구나 할 수 있겠지. 우리가 원하는 것은 그러한 일상적인 문구가 아니었다. ‘나도 그래. 나도 좌절도 하고, 밤을 새며 고민도 해 보고, 울기도 하고, 대출도 해보고, 더 이상 대출할 곳이 없어서 머리가 깨질 정도로 힘들어‘ 이렇게 털어놓고 얘기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둘이서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생각이 많아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고 하자, 친구가 좋은 조언을 해준다. 자신도 다른 분께 피드백을 받아서 해 보는 중이라고. 효과가 있다고 했다.

생각이 많을 때는 아무 생각도 하지 말고 가만히 있어보란다. 그것의 의미는 뇌도 쉬게 해주란 얘기다. 자면서도 계속 생각을 하면 뇌가 쉬지 못한다. 뇌도 휴직이라는 것이 있는데 그럴 때 세포가 왕성해진다는 것이다. 쉴 때, 아무것도 않을 때 창의적인 사고가 많이 활성화된다는 것이다.

항상 생각을 하는 사람은 창의적인 세포들이 활성화되지도 않고, 효과적이지 못하다고 한다. 우리가 끊임없이 고민하고 발명해 나가는 사람들이 그것만 가지고 고민하는 것이 아니란다. 잠시 ‘멍 때리기’도 하면서 시간을 보내면 문득 떠오르는 것이 있다고 한다.

그것이 흔히 말하는 ‘유레카’다. 문득 생각나는 거. 그것이다. 뇌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활성화 시킨다는 것이다.

친구도 아들과 노는 시간이 되면 힘들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은 바뀐 자신을 봤다고 한다. 친구에게 주어진 일들이 너무 많다고 했다. 강의 준비에 집안 일도 도와야 하고 처갓집 행사에, 쉬고 싶다는 말을 했다. 그런데, 최근에 아이랑 둘이 노는 경우가 생겼는데, 접목을 해 봤다고 한다. 강의자료 준비를 뒤로 한 채, 마냥 미친 듯이 노는 것에 집중했다는 것이다.

가장 그것이 즐거움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방법이었다고 한다. 그렇게 해 봤는데, 밤에 강의 자료를 만들려고 책상에 앉았는데, 진짜 신기할 정도로 머릿속의 생각들이 팍팍 돌아가는 경험을 했다는 것이다. 새 엔진이 돌아가는 느낌을 받았다며 좋아한 친구의 경험담을 들으면서 지금 현재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아이랑 함께 하는 것도 집중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래서 아이의 만족도도 떨어질 수 밖에 없고, 갈등해소가 점점 어려워졌다는 사실도 알았다. 아이와 둘만의 여행을 계획 중이다. 모든 것을 차단하고 ‘아이의 목소리와 마음’에 집중해보기로 했다.

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

*‘박경은·김종진의 심리상담 이야기’는 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와 김종진 한국지문심리상담진흥원 원장이 격주로 칼럼을 게재하는 가운데 ‘심리’의 창을 통해 다양한 삶의 모습들을 엿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편집자 주>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올해 대전 분양시장 지형도 도안신도시 변화
  2. 1기 신도시 첫 선도지구 공개 임박…지방은 기대 반 우려 반
  3. "전국 검객들 한 자리에"… 2024 대전시장기 펜싱대회 성료
  4.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연내 착공 눈앞.. 행정절차 마무리
  5. 대덕구보건소 라미경 팀장 행안부 민원봉사대상 수상
  1. 유성구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장관상 수상 쾌거
  2. 대전소방본부 나누리동호회 사랑나눔 '훈훈'
  3. 대전 중구, 민관 합동 아동학대예방 거리캠페인
  4. 크리스마스 케이크 대목 잡아라... 업계 케이크 예약판매 돌입
  5. 천안시 쌍용3동 주민자치회, '용암지하도 재즈에 물들다' 개최

헤드라인 뉴스


‘대전 보훈문화 선도도시로’ 호국보훈파크 조성 본격화

‘대전 보훈문화 선도도시로’ 호국보훈파크 조성 본격화

대전시와 국가보훈부가 업무협약을 통해 호국보훈파크 조성에 본격 나선다. 양 기관은 26일 정부세종청사 보훈터에서 보훈복합문화관 조성과 보훈문화 확산이라는 공동의 비전 실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다. 이번 협약식에는 이장우 대전시장과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이 참석할 예정이다. 주요 협약 내용으로 대전시는 보훈복합문화관 부지 조성, 지방비 확보를 위해 적극 노력하고 국가보훈부는 보훈복합문화관 조성 국비와 보훈문화 콘텐츠 등을 지원해 보훈의 가치를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공간 마련에 적극 협력한다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특히 이번 협약..

겨울철 다가오자 전기매트류 소비자 상담 폭증… 제품 하자와 교환 등
겨울철 다가오자 전기매트류 소비자 상담 폭증… 제품 하자와 교환 등

쌀쌀한 날씨가 다가오자 전기매트류 소비자 상담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소비자 상담을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 10월 상담은 5만 29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9월 4만 4272건보다 13.6% 늘어난 수치다. 이중 소비자 상담이 가장 많이 늘어난 건 전기매트류로, 9월 22건에서 10월 202건으로 무려 818.2%나 급증했다. 올해 겨울이 극심한 한파가 몰아칠 것으로 예상되자 미리 겨울 준비에 나선 소비자들이 전기매트류를..

충남도공무원노조 "공부하는 도의회, 달라졌다" 이례적 극찬
충남도공무원노조 "공부하는 도의회, 달라졌다" 이례적 극찬

충남도공무원노조가 충남도의회 행정사무감사를 두고 이례적 극찾을 하고 나서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충남공무원노동조합은 25일 '진짜 확 달라진 도의회 행정사무감사' 논평을 내고 2024년 행감 중간평가를 했다. 노조는 논평을 통해 "충남도의회 행정사무감사가 확실히 달라졌다"고 평가하며, "도민 대의기구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며 과거 과도한 자료 요구와 감사 목적 이외 불필요한 자료 요구, 고성과 폭언을 동반한 고압적인 자세 등 구태와 관행을 벗어나려 노력했다는 점을 높이 샀다. 충남노조는 "사실 제12대 도의회는 초선 의원이 많..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 ‘백일해 예방접종 하세요’ ‘백일해 예방접종 하세요’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