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규·김태균 빠진 타선에 활력 불어넣고 있어
한화 이글스 하주석(23)이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다. 한화는 최근 이용규, 김태균 등 주전 야수들의 잇단 부상으로 팀 전력이 크게 약화됐다. 힘든 시기에도 한화가 성적을 유지하는 데는 하주석의 활약이 한몫하고 있다.
하주석의 잠재력은 프로 데뷔전부터 인정받았다. 신일고 출신의 하주석은 1차 지명이 없어진 2012년 전체 1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으며 큰 기대를 모았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일찌감치 주목할 만큼 성장가능성이 큰 선수라는 평이다. 하지만, 프로의 벽은 생각보다 높았다. 하주석은 2015년 상무를 제대하고 복귀하고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지난해 1군에서 115경기를 뛰며 타율은 2할7푼9리에 불과했지만, 홈런 10개와 57타점을 쓸어담았다. 결승타도 여러 차례 기록했다. 유격수로서 강한 펀치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지난해 수비에서는 다소 아쉬운 모습이었다. 지난해 여름 청주구장에서 가진 경기에서는 평범한 뜬공을 놓쳐 팀이 역전패를 당했던 악몽도 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특별 수비 훈련을 지시하고도 했다.
지난 시즌 풀타임 1군 경험을 토대로 올 시즌 하주석은 공수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한 모습이다.
유격수는 빠른 타구가 많고, 기민한 플레이가 요구되기 때문에 실책이 많이 나올 수밖에 없는 포지션이다. 팀별로 수비실책 상위권에 유격수가 있는 것도 이런 이유다. 하주석은 지난해 실책 19개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시즌에는 31경기(9일 경기 전까지)에서 실책이 단 1개다. 4월6일 대전 NC전 이후 28경기 연속 무실책을 기록 중이다.
빠른 발과 강한 어깨를 강점으로 어려운 타구도 쉽게 처리하고 있다. 지난 시즌과 달리 타구를 잡는 것도 훨씬 공격적으로 변모했다. 낮은 수비자세에서 한 박자 빠르게 타구를 쫓아가고 있다. 겨울시즌 대만 개인훈련에서 스탭을 많이 사용하는 법이나 수비 스타트 방법 등 꾸준히 수비훈련을 했던 것이 효과를 보고 있다. 김성근 감독도 “하주석이 이제 재미를 붙인 것 같다”며 젊은 야수의 성장세에 미소를 지었다.
타격에서도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로 출전하면서도 올 시즌 31경기에서 타율 3할2푼(128타수41안타) 4홈런 16타점 출루율 3할6푼 OPS(출루율+장타율) 0.852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 6일 대전 KT전에서는 4타수 4안타 2홈런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연타석 홈런을 친 것은 프로 데뷔 후 처음이다. 최근 10경기로 좁히면 타율은 3할7푼2리까지 올라간다. 하주석의 장점은 밀어서도 담장을 넘길 수 있다는 점이다. 올 시즌 4개의 홈런 중 3개가 좌중간 담장을 넘겼으며, 안타도 밀어서 친 게 많다. 하주석은 타석에서 항상 ‘좌중간’을 주문하고 있다. 최대한 어깨가 열리는 것을 방지하려다 보니 타구 방향을 좌중간으로 설정하려는 노력이다. 지난 시즌을 통한 자신감도 성장에 큰 역할을 했다.
하주석은 “군대에서 사람이 됐다. 다른 사람의 조언도 귀 기울일 수 있게 됐다”면서 “올시즌 목표를 정하기는 아직 시즌 초반이다. 한화의 주전 유격수로 오랫동안 하고 싶다”고 밝혔다.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하주석이 한화가 꿈꾸는 대형 유격수로 성장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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