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근로자라면 그다지 반갑지 않은 날들이다. 제조업체들은 더욱이 그렇다. 수주된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선 졸린 눈을 비비고 출근길에 올라야 한다.
제법 탄탄한 중소기업은 근로자 독려를 위해 최소 2일에서 최대 5일가량 연휴를 즐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은 5월 달력에 표시된 빨간 숫자가 원망스러워 보인다고 한다.
대기업은 최대 7일까지 휴식기간을 갖지만 대한민국 근로자 88%가 일하는 중소기업은 사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경제의 실핏줄이라 불리지만 상대적 박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푸념한다.
이 같은 현상은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다. 누구는 쉬고 누구는 못 쉬는 일들이 매년 반복되는 실정이다.
대한민국 대부분의 근로자가 중소기업임을 감안하면 이런 황금 연휴는 사치에 불과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중소기업 사업체 수는 전체 사업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기준 99.9%다. 종사자는 2004년 75.1%에서 2014년 87.9%로 대부분의 근로자가 대한민국 일꾼이다. 오랜 기간 전체 기업의 규모와 변화를 여과없이 보여주는 지표다
때문에 이들을 위해서라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수평성장 구조 정착이 필요하다. 또 중소기업의 임금상승과 고용여건이 향상될 수 있는 정책이 필수다.
선거가 코앞이다. 각 대선주자들은 중소기업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한 목소리를 낸다. 중소기업의 성장으로 일자리 창출과 경제 안정성까지 강화한다는 게 골자다.
중소기업청을 창업중소기업부로 승격시키는가 하면 연구·개발과 금융 지원 등을 확대하겠다고한다.
또 산업정책 중심을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전환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중소기업에 4대 보험료를 지원한다고 한다. 유력 대선주자들 모두 중소기업 살리기에 한 뜻을 내비치는 만큼 환심을 사기 위한 공약이 아닌 지킬 수 있는 약속으로 중소기업에 힘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한민국 경제 원동력은 중소기업으로부터 나옴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달력에 적힌 빨간 날이 원망스러움에서 단잠을 청할 수 있는 휴일로 바뀔 수 있지 않을까. 모두가 평등하게 일하고, 쉬는 그런 날이 오길 바라본다. 방원기 경제과학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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