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성희 천안불무초 교사 |
요즘 미디어마다 4차 산업혁명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교원연수를 가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교육혁신이 필요하다고 한다. 공상영화가 현실이 되어 조만간 로봇이 사람의 일자리를 대신할 것이고, 현재의 많은 일자리들이 사라질 것이라고도 한다. 이미 말만 하면 일을 해주는 가정용 로봇이 시판되고 있는데, 정보통신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로봇의 성장은 어느 정도일지 상상조차 어렵다고도 한다.
4차 산업혁명에 맞춰 교육계에도 ‘핵심역량을 갖춘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는 2015 개정교육과정이 적용되었고, 교육부에서는 미래사회에 필요한 6개의 핵심역량(자기관리 역량, 지식정보처리 역량, 창의적 사고 역량, 심미적 감성 역량, 의사소통 역량, 공동체 역량)도 제시하였다. 그리고 내년부터는 소프트웨어(SW)교육이 중학교 정규교육과정에 들어오고, 2019년에는 초등학교에도 들어온다. 교육전문가들은 지식위주의 교육이 아닌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우는 교육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교사로서 한동안 혼란스러웠다. 시대는 급속하고 변하고 있고, 학생들의 성장과 행복을 위해서는 교사의 교육방식도 변해야 할 것 같은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쉽게 정리가 되지 않았다. 혼란스러움이 정점을 찍을 3월 초, 학교의 전직원 연수 때 교감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4차 산업혁명이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20년 후 현재 우리가 지도하고 있는 학생들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가 되어 급속도로 발전된 사회에서 살고 있을 것입니다. 이 아이들이 행복한 생활을 하기 위해, 학교에서는 어떤 교육을 해야 할까요?”
모두가 침묵한 가운데 말씀을 이으셨다.
“먼저 무엇을 가르칠래? 핵심역량을. 어떻게 가르칠래? 배움중심 수업으로. 어떻게 확인할래? 과정중심 평가로”
매우 간결한 이 말씀으로 그 동안의 혼란스러움은 가뿐하게 정리가 되었다. 어쩌면 그 전에도 몇 번 들었을 말일지 모른다. 그러나 내 마음 속 깊이 들어와 강한 울림이 퍼진 적은 그 때가 처음이었다.
이후 5,6학년 과학전담교사로서 수업혁신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먼저 수업목표에 6개의 핵심역량을 적용했다. 그리고 토의ㆍ토론과 퍼실리테이션, 액션러닝, 디자인 씽킹, 하브루타, 스팟기법 등 학생활동 중심의 다양한 수업방법을 적용해보았다. 과정중심 상시형 수행평가도 실시하였다. 그 결과 대부분의 학생들은 학습에 즐겁게 참여하였고 만족도도 높아 보였다.
반면 어려움도 많았다. 학생들이 주체가 되는 실험ㆍ실습 위주의 협력수업을 전개하다 보니 과학실은 항상 소란스러웠고, 아무리 사전 안전지도를 철저히 한다고 해도 가위로 손을 다치고, 비커와 온도계 등이 깨져 마음이 조마조마 했다. 모둠원 간의 갈등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하였는데 이 때마다 상황을 정리해주고 관계를 회복시켜주는 일도 쉽지 않았다. 또한 새로운 수업을 적용하다보니 생각지 못한 문제가 발생하여 당황하기도 했다, 심하면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인지 의심이 생기고 몸과 마음이 지칠 때도 있었다.
“선생님, 오늘은 무슨 실험 해요?”
“선생님, 오늘은 어떤 활동 해요?”
아이들이 과학실에 들어오며 하는 한 마디가 새로운 힘을 주었다. 결국 힘들고 지친 마음은 아이들이 치유해 준 셈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시작되었다. 새로운 시대에서 아이들이 행복하게 생활하기 위해서는 배움중심 수업과 과정중심 평가를 통해 핵심역량 강화를 해야 함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실제 적용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그래도 아이들의 행복이 교사의 행복임을 잘 알고 있기에 오늘도 수업과 평가혁신을 통한 핵심역량 키우기에 최선을 다하고자 다짐해 본다.이성희 천안불무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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