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만필]핵심역량을 위한 배움중심 수업, 그리고 과정중심 평가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교단만필]핵심역량을 위한 배움중심 수업, 그리고 과정중심 평가

  • 승인 2017-05-08 10:32
  • 신문게재 2017-05-09 22면
  • 이성희 천안불무초 교사이성희 천안불무초 교사
▲ 이성희 천안불무초 교사
▲ 이성희 천안불무초 교사
“인공지능, 로봇기술 그리고 생명과학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요즘 미디어마다 4차 산업혁명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교원연수를 가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교육혁신이 필요하다고 한다. 공상영화가 현실이 되어 조만간 로봇이 사람의 일자리를 대신할 것이고, 현재의 많은 일자리들이 사라질 것이라고도 한다. 이미 말만 하면 일을 해주는 가정용 로봇이 시판되고 있는데, 정보통신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로봇의 성장은 어느 정도일지 상상조차 어렵다고도 한다.

4차 산업혁명에 맞춰 교육계에도 ‘핵심역량을 갖춘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는 2015 개정교육과정이 적용되었고, 교육부에서는 미래사회에 필요한 6개의 핵심역량(자기관리 역량, 지식정보처리 역량, 창의적 사고 역량, 심미적 감성 역량, 의사소통 역량, 공동체 역량)도 제시하였다. 그리고 내년부터는 소프트웨어(SW)교육이 중학교 정규교육과정에 들어오고, 2019년에는 초등학교에도 들어온다. 교육전문가들은 지식위주의 교육이 아닌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우는 교육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교사로서 한동안 혼란스러웠다. 시대는 급속하고 변하고 있고, 학생들의 성장과 행복을 위해서는 교사의 교육방식도 변해야 할 것 같은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쉽게 정리가 되지 않았다. 혼란스러움이 정점을 찍을 3월 초, 학교의 전직원 연수 때 교감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4차 산업혁명이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20년 후 현재 우리가 지도하고 있는 학생들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가 되어 급속도로 발전된 사회에서 살고 있을 것입니다. 이 아이들이 행복한 생활을 하기 위해, 학교에서는 어떤 교육을 해야 할까요?”

모두가 침묵한 가운데 말씀을 이으셨다.

“먼저 무엇을 가르칠래? 핵심역량을. 어떻게 가르칠래? 배움중심 수업으로. 어떻게 확인할래? 과정중심 평가로”

매우 간결한 이 말씀으로 그 동안의 혼란스러움은 가뿐하게 정리가 되었다. 어쩌면 그 전에도 몇 번 들었을 말일지 모른다. 그러나 내 마음 속 깊이 들어와 강한 울림이 퍼진 적은 그 때가 처음이었다.

이후 5,6학년 과학전담교사로서 수업혁신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먼저 수업목표에 6개의 핵심역량을 적용했다. 그리고 토의ㆍ토론과 퍼실리테이션, 액션러닝, 디자인 씽킹, 하브루타, 스팟기법 등 학생활동 중심의 다양한 수업방법을 적용해보았다. 과정중심 상시형 수행평가도 실시하였다. 그 결과 대부분의 학생들은 학습에 즐겁게 참여하였고 만족도도 높아 보였다.

반면 어려움도 많았다. 학생들이 주체가 되는 실험ㆍ실습 위주의 협력수업을 전개하다 보니 과학실은 항상 소란스러웠고, 아무리 사전 안전지도를 철저히 한다고 해도 가위로 손을 다치고, 비커와 온도계 등이 깨져 마음이 조마조마 했다. 모둠원 간의 갈등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하였는데 이 때마다 상황을 정리해주고 관계를 회복시켜주는 일도 쉽지 않았다. 또한 새로운 수업을 적용하다보니 생각지 못한 문제가 발생하여 당황하기도 했다, 심하면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인지 의심이 생기고 몸과 마음이 지칠 때도 있었다.

“선생님, 오늘은 무슨 실험 해요?”

“선생님, 오늘은 어떤 활동 해요?”

아이들이 과학실에 들어오며 하는 한 마디가 새로운 힘을 주었다. 결국 힘들고 지친 마음은 아이들이 치유해 준 셈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시작되었다. 새로운 시대에서 아이들이 행복하게 생활하기 위해서는 배움중심 수업과 과정중심 평가를 통해 핵심역량 강화를 해야 함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실제 적용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그래도 아이들의 행복이 교사의 행복임을 잘 알고 있기에 오늘도 수업과 평가혁신을 통한 핵심역량 키우기에 최선을 다하고자 다짐해 본다.이성희 천안불무초 교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신탄진동 고깃집에서 화재… 인명피해 없어(영상포함)
  2. 대전 재개발조합서 뇌물혐의 조합장과 시공사 임원 구속
  3.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4. [사진뉴스] 한밭사랑봉사단, 중증장애인·독거노인 초청 가을 나들이
  5. [WHY이슈현장] 존폐 위기 자율방범대…대전 청년 대원 늘리기 나섰다
  1.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 충청권 소방거점 '119복합타운' 본격 활동 시작
  3. [사설] '용산초 가해 학부모' 기소가 뜻하는 것
  4. [사이언스칼럼] 탄소중립을 향한 K-과학의 저력(底力)
  5. [국감자료] 임용 1년 내 그만둔 교원, 충청권 5년간 108명… 충남 전국서 두 번째 많아

헤드라인 뉴스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충청권 소방 거점 역할을 하게 될 '119복합타운'이 본격 가동을 시작한다. 충남소방본부는 24일 김태흠 지사와 김돈곤 청양군수, 주민 등 9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19복합타운 준공식을 개최했다. 119복합타운은 도 소방본부 산하 소방 기관 이전 및 시설 보강 필요성과 집중화를 통한 시너지를 위해 도비 582억 원 등 총 810억 원을 투입해 건립했다. 위치는 청양군 비봉면 록평리 일원이며, 부지 면적은 38만 8789㎡이다. 건축물은 화재·구조·구급 훈련센터, 생활관 등 10개, 시설물은 3개로, 연면적은 1만 7042㎡이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