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대통령에게 외친다]국민주치의 오한진 교수 “제발 부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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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 19대 대통령선거

[새 대통령에게 외친다]국민주치의 오한진 교수 “제발 부탁입니다”

  • 승인 2017-05-08 09:20
  • 신문게재 2017-05-09 3면
  • 오주영 기자오주영 기자

벌써 여러 대통령을 겪으며 이런저런 기대를 해 봤지만, 국민을 진실로 행복하게 만들어준 정책이나 행동은 많지 않았던 것 같다. 뿐만 아니라 지난 몇년간 피부로 느끼는 경제 상황은 아주 힘들게 느껴졌기에 이번 새로운 정부에 거는 기대는 더욱 크다.

제발 부탁이지만 국민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정책을 기대한다. 물론 복지정책에 돈을 퍼부으면 처음엔 좋은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받는 쪽과 그렇지 못한 쪽의 상대적 차이를 크게 만들어 더욱 큰 갈등의 소지를 만들 수 있다. 이런 갈등을 만드는 정책이 아니라 대부분의 국민이 내 힘으로 노력했더니 살만해졌다고 느낄 수 있게 해 주길 바란다.?

지금의 한국을 분노공화국이라 한다. 묻지마 폭행, 보복운전 등으로 대표되는 분노는 바로 국민이 화가 나 있다는 표현이다. 화는 억울함, 실패, 어려움,괴로움 분노 등을 겪으면서 만들어진다. 쥐 실험을 통해 얻은 결과로는 적어도 연속적으로 3번의 실패를 하면 공격적으로 변하고 6번 정도의 실패부턴 대부분 심한 공격성과 행동장애를 보인다. 이런 공격적 행동은 한번 표출되면 적어도 6일간 지속되고 28일 정도 지나야 완전히 해결된다.

우리 국민에게 이런 실패감을 겪게 만드는 대표적인 것이 길거리의 쓰레기통이다. 분리수거 정책 이후 길거리에서 쓰레기통을 보기가 어렵다. 사람이 많이 다니는 명소조차도 그렇다.

편의점에서 과자를 사서 먹고 나면 남는 게 쓰레기인데 버릴 데가 마땅치 않다. 이때부터 화가 난다. 이뿐만이 아니라 차가 막혀 지각을 하면서, 입사 면접에서 떨어지면서, 차이 나는 월급을 확인하면서, 다른 이의 SNS의 자랑 질을 보면서, 결혼과 집을 가지기 어려움을 확인하면서 화가 난다. 이런 분노를 해결할 수 있는 정책을 원한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고 했지 않는가?

하지만, 비슷한 일을 하는데도 먹고사는데 차이가 크게 나면 상대적 공허함이 커져 화가 나고 서로 대립할 수 밖에 없다. 정규직 비정규직이란 단어가 사라지길 바란다.

법과 규칙을 지키지 않고 새치기하는 사람이 더 빨리 더 큰 이익을 얻는 사회는 상대적 박탈감과 기회를 빼앗긴 것에 대한 분노가 커질 수 밖에 없다. 새치기라는 단어도 없애주길 바란다.?

북한의 지속적인 위협도 짜증 나는 일이다. 어떻게든 풀어서 뉴스거리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물론 이런 일들이 한방에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국민의 삶에 대한 깊은 관심과 성찰에서 무엇을 원하는지 제대로 확인할 수 있다. 우리는 어떤 큰 정책이나 사업을 원하는 게 아니라 그저 일상이 화나지 않고 행복하고 즐겁길 바랄 뿐이다. 국민이 진심으로 원하는 정책을 수립하고 직접 참여하도록 해, 모두가 행복하고 즐겁게 살 수 있도록 만들어 주길 바란다. 다음 대통령과 정부는 국민이 화나지 않게 진심으로 섬기는 그런 세상 만들어 주길 바란다.

<을지대병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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