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티 이미지 뱅크 |
비슷한 환경에서 자란 일곱 살 남자아이 둘이 있다. 영국 황실에서 사용하던 접시를 선물로 받았는데 아이가 실수로 깼다. 한쪽 어머니는 접시를 깼다고 아이를 심하게 꾸중하고 벌을 세웠고, 한쪽 어머니는 아이가 다치지 않았는지를 살피고 마음을 안정시켰다.
이야기의 초점은 아이를 용서한 쪽, 용서 못한 쪽이 아니고 아이가 귀한지 접시가 귀한 것인지에 대한 것이다.
두 아이의 미래의 모습을 상상해보라. 엄격하고 권위적인 환경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자란 감성주의 아이들은 주눅 든 모습을 하고 살아갈 수 있다. 그 반대로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고 자란 아이들은 무슨 일을 하더라도 당당하게 자신감이 넘치는 삶을 살아갈 것이다.
무난한 환경에서 자란 20대 후반의 직장인 여성 L씨가 결혼을 전제로 연애를 시작했다. 남을 잘 이해하고 부딪히기 싫어하는 기질 덕분에 사는 동안 평화를 유지하며 살았다.
여행을 좋아했던 L씨는 장거리 여행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음악을 좋아하는 L씨는 음악 소리가 운전에 방해가 된다는 남자친구의 말에 노래를 듣지 못했다. 짧은 치마만 입던 그녀는 바지 입기를 원하는 남자친구 때문에 치마를 입지 못했다.
남자친구와 같은 회사를 다녔던 그녀는 아침 출근 전부터 태우러오고 밤이 늦어도 데려다주는 남자친구와 늘 함께였다. 그리고도 늦은 밤까지 통화하며 1년 365일, 하루 24시간을 함께 있어야 했기 때문에 일거수일투족 사소한 일 하나까지 다 아는 남자친구에게서 자유롭지 못했다.
또한 그들은 같은 부서에 근무했기 때문에 모든 것을 남자친구와 공유하고 있었다. 급기야는 욕망이 컸던 남자친구를 위해 자신의 승진을 포기하고 양보하며 도와주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런데 고마움도 모르고 당연하게 생각하는 남자친구를 본 후, 숨이 막혔고 앞날이 깜깜해지는 걸 느꼈다. 결국 결별을 선언했다. 일 년 쯤 지난 지금은 읽지 못했던 책도 읽고,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도 만나고, 옷도 머리 모양도 자유롭게 하고 다니고 있다.
명절이든, 제사든 신경 쓰지 않고 해외여행을 다니는 자유로운 사람이 상담센터 문을 두드렸다. 그녀는 자유로운 영혼의 감성주의, 즉 내선지문을 가지고 있었다. 50여 년을 억압되지 않은 자유 속에서 살았다. 아들이 결혼을 하게 되어 며느리와 함께 살게 되었다. 아들 내외에게 경제적인 도움을 주려고 당분간 한 집에 살게 된 것이다.
시부모님을 모신 적도 없는 그녀가 ‘며느님’을 모시고 살게 된 것이다. 모든 것이 불편함으로 가득 차 화가 가득 차 있다고 말하는 그녀에게 지문, 도형 검사를 했다.
상담을 해보니 가슴이 답답하고, 남을 믿지 못하고, 자존감도 결여되어 있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 심한 우울증상을 보였다. 상담 후 집을 줄여 아들과 분가를 했다. 그 후 그녀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고 있다.
내선지문을 가진 사람들은 권위적이고 엄격한 환경을 두려워한다. 그리고 경쟁적인 환경에 놓이게 되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누구든 억압된 환경에서는 힘들지만 견디지 못하는 기질을 가진 사람들이 감성주의자이다.
어린 아이의 경우, 자신의 잘못이나 실수에 대해 부모나 교사로부터 심한 꾸지람을 받거나 강압적인 분위기에 놓이면 심한 스트레스로 퇴행을 보이기도 한다. 아는 것이 남을 이해하는 길이다.
이해하면 오해 없는 행복이 찾아온다.
김종진 한국지문심리상담진흥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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