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중견기업, 심각한 중국의 사드 보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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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중견기업, 심각한 중국의 사드 보복

  • 승인 2017-05-03 14:07
  • 신문게재 2017-05-04 23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사드비용을 대라고 청구서를 내민 가운데 중견기업의 사드보복 피해가 막대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최근 수출 중견기업 166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중국에 진출한 중견기업의 평균 피해 규모는 88억원에 달했다. 중견기업의 피해금액이 발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정부가 공식화하지 않았지만 실제 사드보복이 가해지고 있다는 것이 이들 기업의 입장이다.

중국의 사드보복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조사대상의 절반 가까운 49.1%였다. 중국 진출 기업 14.3%는 비관세장벽 통관에 대한 강제규정 신설로 경영애로를 겪고 있고, 10.7%는 최근 6개월 내 비정상적인 통관지연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문제는 중국의 사드보복에 미국의 보호주의 강화로 수출 여건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현대·기아자동차도 중국 진출 15년 만에 최대위기를 맞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두달 연속 저조한 판매 실적을 내며 판매량은 3월에 이어 4월에도 반토막 수준으로 곤두박질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현대차의 점유율은 2013년 6.8%를 정점으로 매년 하락해 올 들어선 3%대로 떨어졌다. 가격과 품질·기술 경쟁의 영향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지만 사드배치와 무관하다고 볼 수 없다.

경북 성주에 사드가 긴급배치된 이후 중국은 연일 사드배치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중국은 “한반도 사드배치를 즉시 중단”하라며 “앞으로 단호하게 필요한 조치를 통해 우리의 이익을 수호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3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의 경제보복으로 한국은 올해 8조5천억원, 중국은 1조1천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사드보복은 분명 치졸한 짓이다. 그러나 사드배치로 중국의 경제보복에 치이고, 미국의 사드비용 요구에 한국정부가 끌려다니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군사적 효용성 여부를 떠나 사드배치 절차는 투명했어야 한다. 대통령이 궐위된 상태에서 전격적으로 사드배치를 결정한 이유 등 과정은 베일 속에 가려져 있다. 경제 뿐만 아니라 한반도 안보문제와 직결된 사드배치 과정은 새 정부 출범 후 밝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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