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 정우람 선수 모습 = 한화이글스 제공 |
벌떼 마운드의 끝 안정적으로 책임져
마무리 투수는 팀의 성적을 책임지는 자리다. 많은 전문가들이 강팀의 조건으로 ‘수준급 마무리 투수’를 꼽는 이유다.
이기고 있는 경기를 지면 1패 이상의 충격을 줄 수 있다.
한화 이글스는 국내 최정상급 좌완투수인 정우람(32)이 마무리로 활약하고 있다. 시즌 초반 구위가 좋았던 윤규진과 더블스토퍼로 기용되기도 했지만, 시즌을 거듭할수록 정우람이 경기의 끝을 책임지는 모습이다.
정우람의 가치는 지난 2일 인천 SK전에서도 잘 나타났다. 한화는 4-5로 뒤진 9회 초 SK 마무리 서진용을 무너뜨리며 역전에 성공했다. 2사 1,2루에서 하주석과 최재훈이 연속 적시타를 치며 6-5로 경기를 뒤집었다. 한화는 9회 말 한 점차 승리를 지키기 위해 정우람을 투입했다. 홈런타자가 즐비한 SK(팀 홈런 1위)이기에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정우람은 박승욱과 대타 정진기를 삼진으로 처리하며 순조로운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2사 후 나주환에게 안타를 맞은 정우람은 흔들리며 한동민과 대타 이홍구를 연속 볼넷으로 출루시키며 만루 위기에 놓였다. 정우람은 정의윤과 9구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한 점차 승리를 지켜냈다.
강력한 마무리가 필요했던 한화는 2015년 말 정우람과 4년간 84억원이라는 거액에 FA계약을 체결했다. 정우람은 지난 시즌 61경기에 나와 81이닝을 던져 8승5패16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3.33을 기록했다. 수치만 보면 100% 만족할수 없는 성적이지만, 투수진이 붕괴된 상황에서 이뤄낸 기록이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인 WAR은 2.21로 세이브왕 김세현(넥센, 2.77)에 이어 불펜투수 중 전체 2위였다. 사실 지난시즌 정우람은 초반 순조로운 모습을 보였지만, 5월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한 후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여기에 팀 마운드도 붕괴되면서 한 경기에 긴 이닝을 던지는 날도 많았다.
올해는 비시즌 기간동안 충분히 몸을 만들었다. 정우람은 현재(3일 경기전까지) 11경기에 나와 11.2이닝을 던지며 2승3세이브 평균자책점 1.54를 기록 중이다. 피안타율은 0.108이다. 4월12일 대구 삼성전에서 1.2이닝 2실점을 기록한 것을 제외하고는 10경기에서 실점을 하지 않았다. 정우람의 강점은 안정적인 제구에 있다. 직구 최고구속은 140km초반이지만 볼 끝이 좋고, 제구가 확실하다. 여기에 국내정상급인 써클체인지업은 직구 위력을 배로 만들어준다. 템포 싸움에도 능하다. 어떤 상황에서도 크게 흔들리는 법도 없다.
한화 마운드는 외국인 에이스 카를로스 비야누에바가 팔꿈치 통증으로 자리를 비웠다. 여기에 국내 선발진이 흔들리면서 김성근 감독은 불펜 총동원을 선언했다. 불펜에 혼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정우람의 존재가 빛나고 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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