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 열린 제 1회 수원국제멍때리기 대회에서 우승한 초등학생 김지명 양. |
멍 때리기 과학적 용어 ‘디폴트 모드(default mode)’
뇌가 활동하지 않는 것이 아닌 특정부위가 활성화되는 상황
최근 현대인의 뇌에 충분한 휴식을 주자는 의미로 ‘멍 때리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 주장은 과학적 근거가 있으며, 멍 때리기 관련 연구를 통해 앞으로 뇌 질환 치료의 가능성까지 열릴 것으로 확인됐다.
3일 지역과학계에 따르면 뇌과학자들은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과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을 이용해 인간이 멍하게 있는 상태에서 오히려 활성화되는 뇌 영역이 있다는 것이 발견했다.
이 상태를 신경과학에서는 ‘내정된 상태(default mode)’ 또는 ‘휴지기 상태(resting state)’라고 부른다.
멍하게 있는 상태에서는 뇌에서 아무 활동이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여겨졌던 기존 사실을 깬 연구 결과다.
멍 때리는 상태에서 활성화되는 부위는 쐐기전소엽, 후대상회, 내측전전두엽과 일부 내측측두엽이다.
이 부분은 서로 기능적으로 연결돼 있어 ‘내정 상태 회로(default mode network)’라고 불린다.
일반적으로 정상인의 뇌는 안정할 때 쐐기전소엽, 후대상회, 내측전전두엽이 활성화되지만,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이 부위의 활성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츠하이머 환자들에게 멍 때릴 때의 뇌 기능을 적용하게 되면 치매 치료가 가능할 수도 있다.
과학계에서는 멍 때리기에 대한 다양한 가설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파수꾼 역할로 주위 자극을 감시하고 예상되는 변화를 감지하는 기능으로 방대한 자극에서 해방된 ‘자유롭게 생각이 일어나는 상태’라고 보는 입장이다.
또 다른 가정은 내정 상태 회로를 구성하는 부위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가 기존 연구와 들어맞는 것으로 자전적 기억, 미래 전망, 타인 마음에 대한 이해, 창조적인 생각 등이 이 부위와 관련이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기능은 청소년기가 지나야 나타난다.
정용 KAIST 교수(바이오및뇌공학과)는 “최근 치매 흔한 원인인 알츠하이머병 또는 자폐증, 정신분열증 등의 뇌질환에서 내정 상태 회로 활성이 저하돼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속속 등장해 뇌과학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최소망 기자 soman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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