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재헌 내포본부장 |
조직은 충성도 높은 소수가 이끌어간다고 했던가. 승자의 소수는 전국적이었고, 패자의 그것은 지역에 머물렀다. 안방의 군불을 때서 그 열기를 전국에 옮겨 붙이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이렇게 빨리 대선이 치러질 줄 누가 알았겠나. 사실, 안방이었던 대전·세종·충남·충북을 얻기에도 한계가 있었지 않았던가.
물론, 자신의 실수도 있었다. 하지만 누구는 그걸 충성도 높은 소수가 해결해 나갔다. 반전을 시켜 나갔고, 불독이나 핏불처럼 상대방의 실수를 물고 늘어졌다. 정치가, 권력이 원래 그런 것이라고는 해도… 정말 형-동생 같지 않았나. 그래서 한때는 정말 '질리기도' 했다. 막판 찾아온 '호프 화해'의 몸짓은 첫 경험이어선지 낯설다. 물론, 지금은 그래도 다시 형처럼 해야 한다는 것이 이성과 합리적인 목소리다.
문재인 후보는 지금 가장 가능성 높은 차기 대통령 후보로 여겨지지만, 더 많은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대통령이 돼야만 한다. 뒤죽박죽 헝크러진 차기 정부의 현안을 제자리로 돌리고, 새로운 대한민국의 건설을 위해선 무엇보다 가능한 많은, 폭넓은 국민들의 지지가 절실하다.
그래서인지 문 후보의 막판 구애의 손짓은 더욱 강렬하다. 충청총리로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시종 충북지사 등을 언급하고 있다. 늘 그랬듯이 이번 대선역시 '캐스팅 보트'가 될 것 같은 충청 표심, 정확히 얘기하면 안지사가 받았던 표만 가져와도 승리는 굳건할 듯 싶다.
그것 역시 문 후보의 충성도 높은 소수가 만들어놓은 정치적 로드맵에 들어있을 것이다. 안지사로선 '3선지사'보다 분명 달콤하다. 하지만, 냉큼 먹기엔 헛물을 켤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또 다시 '정치가 다 그런 것 아닌가'라는 평범한 자괴감에 빠지고 싶지 않다.
7년을 함께 보낸 가족 같은 도청 공무원들의 생각 역시 3선을 염두에 둔 것 같지는 않다. 결국 남은 길은 향후 당내 입지를 구축해 나갈 수 있느냐 인데, 경선보다 더 어려울 것 같다. 그래도 뚫고 가야 한다. 문 후보의 캠프에 가 있는 '나의 사람들'은 어떤 '전리품'을 만들어 낼수 있을까 모르겠다. 문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펼쳐질 논공행상은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 자칫 하다가는 '닭 쫓던 개' 신세가 될 수도 있다.
무엇이 최선인가. 초심으로 돌아가 2기 도정 마무리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기회가 없는 것이 아니다. 문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충남지사 막판 임기를 채우는 입장에서 유종의 미를 거둘 것이 많을 수 있다. 풀리지 않던 충남도의 굵직한 현안을 해결할 단초를 마련할 수도 있다. 대형 현안은 아니더라도, 작지만 아쉬움을 던져 주고 있는 장기과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기회들이 찾아올 것이다. 안지사 이기 때문에 해결 가능한 일들이 될 수 있다. 분명 호기다.
이것은 안지사가 새로운 정치의 길을 나서는 동력이 될 것이다. 절실하게 부족하다 느꼈던 정치세력화의 단단한 버팀목이 될 것이다. 곧 다시한번 찾아올 '충청 대망론'의 보다 탄탄한 주인공이 되는 지름길은 안 지사의 선택에 달려있다.
대선 경선결과에 대해 '절반의 성공'이라고 한다. 부족한 절반을 채워갈 힘은 현재 내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담금질은 끝이 없다. 보다 단단해진 마음으로 2기 도정 마무리를 잘 해야 한다. 힘을 내자.
내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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