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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복의 우리말 우리글] 제270강 단수 표준어(1)
제25항: 의미가 똑같은 형태가 몇 가지 있을 경우, 그중 어느 하나가 압도적으로 널리 쓰이면, 그 단어만을 표준어로 삼는다. ( )안을 버림.
예)-게끔(-게시리) / 겸사-겸사(겸지-겸지/겸두-겸두) / 병을 고치다(병을 낫우다) / 고구마(참-감자) / 골목-쟁이(골목-자기) / 광주리(광우리) / 괴통(호구)
⟶자루를 박는 부분. / 국-물(멀-국/말-국)⟶아직도 충청도에서는 사용되고 있음. / 군-표(군용-어음) / 길-잡이(길-앞잡이)⟶‘길라잡이’도 표준어임. /
까다롭다(까닭-스럽다, 까탈-스럽다) / 까치-발(까치-다리)⟶선반 따위를 받치는 물건. / 꼬창-모(말뚝-모)⟶꼬챙이로 구멍을 뚫으면서 심는 모. /
나룻-배(나루)⟶‘나루[津]’는 표준어임. / 납-도리(민-도리) / 농-지거리(기롱-지거리)⟶다른 의미의 ‘기롱譏弄지거리’는 표준어임.
♣ 해설
제17항에서와 같은 정신으로 단수 표준어를 규정한 것입니다. 즉, 복수 표준어로 인정하는 것이 국어를 풍부하게 하기보다는 혼란을 야기한다는 판단에서 어느 한 형태만을 표준어로 삼은 것이지요. 가령 ‘참감자’를 ‘고구마’와 병용시키는 일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아 버리고 ‘고구마’만 살린 것이 그 예입니다. 제17항은 발음상으로 기원을 같이하는 단어였음에 반해 여기에서 다루어진 단어들은 ‘고구마’와 ‘참감자’의 관계처럼 어원을 달리하는 단어들이라고 알아두시면 편합니다.
1. ‘-게끔/-게시리’의 ‘-게시리’는 꽤 많이 쓰이는 편이나 역시 방언 냄새가 짙다고 판단되어 표준어에서 버렸습니다. 더구나 이들과 같은 의미의 어미로 ‘-도록’이 널리 쓰이고 있어 ‘-게끔’ 하나만 추가하는 것으로 족하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2. ‘고치다/낫우다’의 ‘낫우다’는 일부 방언에서만 쓰이고 서울에서는 전혀 쓰이지 않아 표준어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3. ‘다오/다구’는 어감의 차이를 동반하면서 다 쓰일 수도 있을 법하나 역시 ‘다오’가 정상적인 단어로 인정되어 ‘다구’는 버렸다.
4, 농지거리는
1, 점잖지 못하게 마구 하는 농담이라는 뜻입니다.
예) ‣술자리의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자 누군가 흐물흐물한 농지거리를 하기 시작했다.
‣덕수는 대낮부터 막걸리를 마시고 얼굴이 벌게져서는 주모에게 농지거리나 하고 있었다.
♣한밭대 김선호 교수의 인문학 강좌에서 듣게 된 이 단어. ‘그미’와 ‘쫑그라이’ 그리고 ‘궐녀’. 무슨 뜻이냐구요?
그미⟶주로 문학 작품에서, ‘그녀’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쫑그라이⟶‘새의 부리’를 이렇게 조탁(彫琢)했더군요.
궐녀(厥女)⟶이전에, ‘그 여자’를 낮추어 이르던 말입니다.
김용복 한말글 사랑 한밭모임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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