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9일 대전 넥센전에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는 한화 이글스 권혁 선수. 권혁은 올 시즌을 앞두고 허리통증으로 시즌 합류를 하지 못하다 지난 26일 1군 엔트리에 복귀했다 = 한화이글스 제공 |
불펜 자원은 풍부…체력 관리가 관건
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이 불펜 총력전을 선언했다.
한화 선발진이 최근 불안하다. 시즌 초반 외국인 원투펀치 카를로스 비야누에바와 알렉시 오간도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선발진을 운영했다. 그러나 비야누에바가 팔꿈치 염증으로 팀을 잠시 이탈했고, 오간도는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비야누에바는 지난 25일 사직 롯데전을 마친 뒤 팔꿈치에 불편함을 호소했고, 일본 요코하마 한 병원에서 검진을 받은 결과 팔꿈치 염증이 발견됐다. 비야누에바는 최소 열흘간 경기에 나서지 못할 전망이다. 여기에 지난 29일 대전 넥센 전에 나선 오간도가 4이닝 11피안타 5실점으로 무너졌다. 오간도는 이날 KBO리그 데뷔 이후 가장 많은 안타를 허용했다. 지난 3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6이닝 3실점 이하)를 기록하며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날은 넥센 타선의 빠른 공 대처에 고전했다.
여기에 국내 선발진 중 배영수만이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일 뿐 송은범, 이태양, 안영명 등 다른 선발 후보들이 제 역할을 못해주고 있다. 송은범은 5경기에서 승리 없이 2패만 기록하며 평균자책점 6.14를 기록 중이다. 올 시즌 첫 2경기에서 6이닝을 버텨주며 가능성을 보였지만, 이후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태양과 안영명도 각각 평균자책점 9.75, 6.97로 제 역할을 해주지 못했다.
김성근 감독은 잇단 선발진 부진에 불펜의 역할을 확대할 뜻을 내비쳤다. 지난 28일 대전 넥센 전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김 감독은 “골이 아프다. 비야누에바가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열흘 정도는 빠진다. 로테이션은 2번 정도 걸러야 한다”면서 “기존 선발 로테이션에 있는 국내투수들에 우리 향방이 결정될 것이다. 송은범과 이태양 그리고 안영명까지 빨리 자리를 잡아야 한다. 5월 초를 어떻게 버티느냐에 따라 팀이 올라가거나 아니면 가라앉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 감독은 “이제부터 투수 교체가 빨라질 것이다. 요즘 야구는 선발이 4, 5점 뺏겨도 교체를 잘 안 하더라. 우리는 이제 그런 야구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한화는 타 팀과 비교하면 불펜 자원이 풍부하다. 추격조와 필승조 경계가 모호할 정도다. 올 시즌에도 마당쇠 역할을 해주는 송창식을 비롯해 좌완 권혁이 복귀했고, 베테랑 좌완 박정진도 있다. 여기에 심수창, 이동걸, 장민재 등 긴 이닝을 끌어줄 수 있는 자원도 풍부하다. 더블 스토퍼 역할을 해주는 우완 윤규진과 좌완 정우람은 위력적인 구위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장기간 불펜 야구를 고집할 수는 없다. 등판 간격이 잦아지면 불펜 투수들의 체력적인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아직 시즌 초반인 점을 고려 해야 한다.
한화가 김 감독의 말처럼 5월 초 힘든 시기를 버티며 순위 반등을 이뤄낼 수 있을지 지켜보자. 이상문 기자 ubot135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