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오르며 가계 부담은 커져
“어디 금리 낮은 대출 상품 없습니까”
은행에서 금리가 낮은 대출 상품들이 줄어들면서 가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지난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예금은행 가계대출에서 금리가 3% 미만인 상품 비중이 전월보다 3.2포인트 떨어진 25.8%(이하 신규취급액 기준)였다.
이는 2015년 2월 이후 2년 1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이자가 상대적으로 싼 은행에서도 이제 1~2%대 대출 상품을 찾기 어려워졌다. 지난해 전반기에만 해도 은행 가계대출 금리는 대부분 3%를 넘지 않았다.
지난해 8월 금리가 3% 미만인 가계대출 비중은 75.9%나 됐다. 그러나 9월(69.2%)부터 7개월 연속 금리가 3% 미만인 가계대출 비중이 줄었다.
반대로 금리가 3%대인 가계대출 비중은 3월 63.5%로 지난해 8월보다 44.9%포인트 올랐다.
금리가 5% 이상인 대출도 같은 기간 2.9%에서 4.9%로 2포인트 높아졌다.
3월 은행이 취급한 가계대출 금리가 25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최근 한은이 발표한 ‘2017년 3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3월 중 은행이 신규 취급한 대출금리는 3.48%로 전월대비 0.03%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가계대출 금리가 전월보다 0.05%포인트 오른 3.43%로 7개월 연속 상승세를 거듭했다. 2015년 2월(3.48%) 이후 25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평균 3.21%로 전월대비 0.02%포인트 올랐다. 이는 안심전환대출이 시행된 2015년 2월(3.24%) 이후 2년 1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리가 조금씩 올라가면서 저금리 대출이 줄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정책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면서 국내 은행들이 선제로 대출금리를 올렸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인 연 1.25%에 머물렀지만, 금리가 반대로 올라간 셈이다.
대출금리 상승에는 은행의 가계부채 리스크(위험)관리 강화도 한 몫 했다. 지난해 금융당국은 가계부채를 줄이고자 은행권부터 주택담보대출에서 소득심사 강화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도입했다.
소득은 그대로인데 이자부담이 커지면서 가계들의 부담은 더욱 커졌다. 대출을 받고자 은행을 찾은 김 모씨(38·대전 서구)는 “작년보다 대출 금리가 많이 오른 것 같다”면서 “작년에 돈을 빌렸으면 좀 더 싸게 빌렸을 텐데 라는 아쉬운 마음이 든다. 돈 빌리는 사람으로서는 이자 한 푼도 크게 느껴진다”고 밝혔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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