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리뷰]멀리 보는 빛의 학문, 천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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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리뷰]멀리 보는 빛의 학문, 천문학

  • 승인 2017-04-30 11:39
  • 신문게재 2017-05-01 20면
  • 이영웅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이영웅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 이영웅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 이영웅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천문학은 모든 천체를 관측하고 우주 탄생의 원리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천체를 잘 관측하여 자료를 수집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수학·물리학·화학 등에서 알려진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관측 자료를 체계적으로 분석하여 그 천체의 특성을 알아내고 정보화해야 한다. 그래서 천문학은 ‘멀리 보는’ 분야에서 최고라고 할 수 있다.

여러 천체에서 오는 여러 가지 종류의 빛을 무채처럼 잘게 나누어 분광하고 분석하여 천체가 전달하는 정보를 알아내는 것이다. 스마트폰에 빗대어 설명한다면 다음과 같다. 문자·음성·인터넷 포털·동영상 등이 통신위성과 기지국을 통해 마이크로파로 송신되며, 이를 각자의 스마트폰에서 수신하여 정보를 받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마이크로파는 빛의 일종이며 모든 정보가 얹혀 있다는 사실이다. 스마트폰 내에는 이를 해석하는 약속된 장치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고민할 필요 없이 최종 사용자의 특권만 누리면 되는 것이다.

천문학에서는 각종 망원경들이 스마트폰에 해당하는 수신장치이다. 천체가 발산하는 각종 빛은 파장이 가장 짧은 감마선부터, 엑스선, 자외선, 그리고 가시광선, 적외선, 마이크로파, 전파 등 여러 종류가 있다. 스마트폰에 도달하는 마이크로파에 정보가 실려 있듯이, 천체우주방송국이 발산하는 모든 빛에는 천체의 정보가 실려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과 다르게 천체우주방송국의 모든 파장은 해석방법을 전혀 가르쳐주지 않으며, 따라서 관측천문학자들은 머리를 싸매고 해석방법을 연구하는 것이다.

화학 분광실험실에서 각종 원소가 방출하는 원리도 가져오고, 빛이 흡수 또는 산란되는 원리와 원자핵물리에서 밝혀진 정보도 이용하고, 갖가지 쌓여진 지식을 동원해 천체우주방송의 모든 파장들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도출하는 작업을 하는 것이다. 스마트폰은 지정된 주파수대역만 수신을 잘 하면 연결이 잘되어 필요한 모든 정보를 교환한다.

그러나 천체는 많은 종류의 파장으로 한꺼번에 방송하기 때문에 가시광선의 여러 파장, 때로는 적외선, 자외선, 엑스선, 전파 등으로 입체적인 관측 및 분석을 해야만 그 비밀과 정보를 아주 조금씩 알게 된다.

우주는 광대한 3차원의 구조로 되어 있지만 인간의 눈에는 모든 것이 2차원의 평면으로 보인다. 물론 시간의 역사가 포함되면 우주는 4차원이라고 할 수 있다. 관측천문학자는 도플러효과를 이용한 분광관측으로 2차원으로 보이는 우주를 3차원으로 바꾸는 다양한 분석기술을 가지고 있다.

이 방법은 현대의학에서는 없어서는 아니 될 자기공명영상(MRI)의 분석기술에 응용됐다. MRI는 핵자기공명(NMR)의 원리를 이용한 것인데, 강한 자기장 내에서 인체에 고주파를 전사해서 반향되는 것을 측정하여 영상을 얻어 질병을 진단하는 검사방법이다. 얻어진 자료의 분석방법은 관측천문학자의 도움을 받아 완성된 것이다.

물리학과 천문학의 분석기술이 의학에 연결되는 기막힌 융합적인 기술인 것이다. 한편 가시광선은 약 400나노미터(보라색)에서 740나노미터(빨강색)의 범위이며 이는 머리카락 굵기의 약 200분의 1정도이다. 이렇게 좁은 범위의 파장으로 대자연의 다양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이 정말 마법처럼 신기하다.

천체에서 오는 그 수많은 종류의 빛은 또 얼마나 많은 색감과 비밀을 가지고 있을까? 관측천문학자들은 날마다 머리를 싸매고 고민을 해야 한다. 우주의 모든 비밀을 가진 빛은 과거에도 왔었고, 현재 그리고 미래에도 쉼 없이 계속 날라 올 것이며, 천문학자들은 날마다 새로운 도전에 맞서며 대자연의 수수께끼를 하나씩 풀어갈 것이다.

이영웅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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