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톡] 노인(NO人)은 NO! 노노족(NO老族)으로…

[문화 톡] 노인(NO人)은 NO! 노노족(NO老族)으로…

  • 승인 2017-04-28 00:01
  • 김소영(태민)김소영(태민)
▲ 게티 이미지 뱅크
▲ 게티 이미지 뱅크

사회복지 공부를 시작한 지 벌써 중간고사도 끝나고 두 달이 되어간다.

같이 공부하는 사람들은 20대에서 60대까지 연령대가 다양하다. 좀 제대로 공부할 요량으로 경험이 많으신 교수님들의 강의를 듣기 위해 대학으로 간 나는 강의 첫날 ‘다 젊은 사람들이공부하는 곳에 나만 나이 많은 사람이면 어떡하지’란 걱정을 안고 강의실에 들어섰는데 나이 드신 분들이 의외로 많아 깜짝 놀랐다.

학교 가는 교통편이 좋질 않아 차를 가지고 학교를 다니게 되었는데 동기인 60대 한 여성분이 집이 같은 방향이라 같이 하교를 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분은 함께하는 하교길에 기분좋게 차를 타고 신나게 수다를 떨며 가시다가도 매번 집이 가까워지면 이맛살을 찌푸리고 가슴을 주먹으로 쳐가며 이야기를 하시는 것이다. 뭔가 이상하여 어디가 불편하냐고 물었더니 그제서야 자초지종을 말하기 시작했다.

결혼 전 신랑감은 너무나 마음에 드는데 100kg나 나가시는 예비 시어머니인 성격이 보통이 아니셔서 결혼을 망설였다고 한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이 “걱정마, 100kg이나 나가시고 당뇨가 심하시다는 데 얼마나 사시겠어. 조금만 참아. 그럼 곧 좋은 날이 올거야” 라고 하는 말에 결혼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오래 못 사실 거란 주변 사람들의 말과는 달리 지금 시어머니께서 100세를 바라보고 있고 그런 시어머니를 40년을 넘게 모시고 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다 친정 어머니까지 96세로 요양병원에 10년째 계신다며 깊은 한숨을 쉬셨다.

시어머니께서는 몸이 무거워 밖에 다니시지를 못하다보니 친구도 없고 결국 며느리에게 모든 것을 의지하게 되어 며느리가 밖에 나갔다 올 때면 시어머니의 잔소리는 더욱 심해지고 하루종일 본인과 함께 있어주길 바란다고 한다.

그러나 며느리는 하루 종일 시어머니와 같이 있다보면 병원에서 약을 타다 먹을 정도로 스트레스가 심해서 교회나 공부핑계로 이렇게 학교를 다니며 피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집에 다시 들어갈 때면 가슴이 아플 정도로 심장이 두근거려 살 수가 없다고 한다.

이렇게 주변에도 100세 가까이 사시는 분들이 많이 보이니 진짜 100세 시대라는 말이 실감이 난다. 하지만 오래사는 것이 본인과 자식들, 주변사람들에게 달갑지 않게 생각된다는 것은 참 서글픈 일이다.

매스컴에서 노인(老人)은 사람이 아닌 노인(NO人)이라고 우스갯소리를 하는 것을 보았다. 우스갯소리라 했지만 웃어넘길 수만은 없는 말이다. 노인을 쓸모없는 사람으로 취급하는 사회가 된다면 얼마나 비참하단 말인가.

옛날에는 불로초를 찾아다닐 정도로 갈망했던 장수(長壽)라고 하는 것은 인간의 소망이 실현된 결과라는 점에서 인류 최대의 축복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사회에 있으나 마나 하는 존재가 되어버린다면 백 세까지 산다는 것은 국가나 가족들 또한 본인에게도 재앙이 될 것이다. 학자 Wallice(1999)나 Peterson(2003)는 인구고령화가 사회에 미치는 파장은 지진과 같고 잿빛 새벽에 비유하며 잿빛으로 물든 불안한 사회가 될 것임을 경고하고 있다. 사회복지를 공부하다보면 그 심각성을 더 느끼게 된다.

이제는 오래 사는 것만큼 그 기간 동안 얼마나 건강한 삶을 사느냐가 중요하다 하겠다.

성공적인 노후란 가족에게는 자녀들의 이맛살을 찌푸려지는 노인네가 아닌 항상 생각나는 사람으로 사회에서는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어른으로 가족, 친구, 주변 사람들과 사회관계를 잘 유지하며 삶의 목표의식을 뚜렷하게 가지고 아랫사람들과 사회에 존경받는 어르신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즉,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노인 취급 받는 게 아니라, 이 사회의 꼭 필요한 존재, 삶의 지혜를 알려줄 수 있는 존경받는 어르신으로서 가치있는 삶을 살아가야 된다는 것이다.

40대 후반인 필자도 앞으로 얼마나 오래 살게 될지 모르겠지만 자녀와 사회에 쓸모없는 노인(NO人)이 되지 않기 위해 지금부터 철저히 준비해 나가야 겠다.

사회에 필요한, 건강한 마음이 늙지않는 노노(NO老)족으로 그렇게 살아가련다.

김소영(태민) 수필가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속보] 4·2재보선 충남도의원 당진 제2선거구 국힘 이해선 후보 당선
  2. '미니 지선' 4·2 재·보궐, 탄핵정국 충청 바닥민심 '가늠자'
  3. [속보] 4·2재보선 대전시의원 민주당 방진영 당선…득표율 47.17%
  4. [사설] 학교 '교실 CCTV 설치법' 신중해야
  5. 세종시 문화관광재단-홍익대 맞손...10대 관광코스 만든다
  1. 대전 중1 온라인 학업성취도 자율평가 재시험 "정상 종료"… 2주 전 오류 원인은 미궁
  2. [사설] 광역형 비자 운영, 더 나은 방안도 찾길
  3. 이번주 대전 벚꽃 본격 개화…벚꽃 명소는?
  4. 세종대왕 포토존, 세종시의 정체성을 담다
  5.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앞 ‘파면VS복귀’

헤드라인 뉴스


‘파면 vs 복귀’ 尹의 운명은… 헌재 4일 탄핵심판 선고 디데이

‘파면 vs 복귀’ 尹의 운명은… 헌재 4일 탄핵심판 선고 디데이

12·3 비상계엄 선포로 탄핵당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가 4일 오전 11시 내려진다. 앞서 탄핵 심판대에 오른 전직 대통령의 파면 여부를 가른 핵심은 법률을 위반하더라도 위반의 중대성, 즉 헌법 수호의 관점에서 중대한 위법행위 판단 여부였다. 다만 정부와 정치권 모두 ‘헌재 결정 수용’을 강조하고 있지만, 헌재가 어떤 판단을 내리더라도 정국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헌재, 철저한 보안 속 선고 준비=윤 대통령의 운명을 결정할 탄핵 심판 선고기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헌재는 4일 오전 11시 서..

[이슈] 청소년 비행 잡고 불법촬영 막아주는 대전자치경찰위 `과학치안`
[이슈] 청소년 비행 잡고 불법촬영 막아주는 대전자치경찰위 '과학치안'

"이곳에서 술을 마시면 안 됩니다", "담배 피우지 마세요" 인적이 드문 골목이나 공원에서 청소년들이 음주와 흡연을 하며 비행을 저지를 때 인공지능(AI)이 부모님을 대신해 "하지 말라"고 훈계한다면 어떨까. 실제로 대전 대덕구 중리동의 쌍청근린공원 일대에는 어른 대신 청소년들의 일탈과 비행을 막는 스마트 AI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다. 영상카메라라는 '눈'을 통해 AI가 담배를 피우는 동작과 술병 형태, 음주하는 행위를 감지해 그만할 때까지 경고 음성을 내뱉는 것이다. 이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대전자치경찰위원회가 과학기술업..

`결국 폐업`…1분기 충청권 건설업 폐업신고 17건
'결국 폐업'…1분기 충청권 건설업 폐업신고 17건

올해 1분기 폐업 신고를 한 종합건설업체가 160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0년 이후 같은 분기 대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충청권 건설업체 폐업 신고 건수는 17곳으로 집계됐다. 3일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종합건설업체의 폐업 신고 건수(변경·정정·철회 포함)는 모두 160건으로 조사됐다. 이는 2024년 1분기(134건)보다 약 12% 늘어난 수준이다. 1분기 기준으로 비교하면, 2020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최근 5년간 1분기 폐업 신고 건수는 ▲2024년 134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윤석열을 만장일치로 파면하라’ ‘윤석열을 만장일치로 파면하라’

  • 친구들과 즐거운 숲 체험 친구들과 즐거운 숲 체험

  • 한산한 투표소 한산한 투표소

  •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앞 ‘파면VS복귀’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앞 ‘파면VS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