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을 길 없는 혼절한 정신줄, 나를 모른다 하오
강제로 주권을 강탈하고 통치권을 양여한 일제강점기는 우리에겐 너무도 슬프고 아픈 역사다.
그 범람하듯 밀려왔던 역사의 소용돌이에서 망국의 옹주(翁主)로 태어나 눈물과 회한으로 생을 마감했던 덕혜… 결코 잊을 수 없는 우리의 슬픈 역사를 춤으로 승화시킨 공연이 무대에 오른다.
대전시립무용단은 역사의 격랑 속에 비운의 삶을 살았던 대한 제국의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의 삶을 다룬 제62회 정기공연‘덕혜(德惠) 나를 모른다 하오…’를 28일 오후 7시 30분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 무대에서 선보인다.
고종의 딸이었고, 조선의 마지막 황녀였던 그녀는 일본에서 반평생을 살아야만 했다. 그나마 15년은 정신병원에 갇혀 지내야 했고, 일본 백작‘소 다케유키(宗武志)’와의 정략결혼에서 이혼…, 그리고 딸의 사망 등 참으로 힘겨운 질곡의 삶을 살았지만, 1962년 꿈에 그리던 고국 땅을 밟지만 정작 그녀를 반겨주는 이는 없는 안타까운 현실과 직면해야만 했다. 결국 실어증과 지병으로 1989년 7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궁에서 태어나 궁에서 생을 마감했으나 그녀는 사람들의 기억에서 그렇게 사라져갔던 것이다.
이 작품은 이처럼 아픈 기억을 끄집어낸다.
무대에 올려지는 역사적 인물인 덕혜옹주의 삶을 춤으로 표현함으로 대중이 바라보는 춤으로 표현되는 역사가 또 다른 감동을 줄 수 있다는 마음에서 기획 됐다.
전체 5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1장‘너무도 아련한…’은 조선의 마지막 황녀인 덕혜의 어린시절 행복한 시간을 담고 있다.
2장‘얼어붙은 봄…’은 아버지인 고종황제의 죽음과 볼모로 일본으로 끌러가야 했던 덕혜의 시련을 담고 있다.
3장 ‘혹독한 시련…’은 일본에서의 행복하지 않았던 정략결혼과 하나뿐인 딸의 죽음으로 인한 슬픔을 표현하고 있다. 4장 ‘나를 모른다 하오…’는 그토록 바라던 조국에서 버림을 받아 슬퍼하는 장면이다. 5장‘오랜 염원…’은 이미 세월의 풍파를 거치느라 중년이 되어 버린 여인! 조국은 그녀의 안식이며 오랜 염원을 이룬 마지막 자리였다.
김효분 예술감독은 “고종황제의 고명딸로 태어난 조선의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의 삶은 통해 우리민족의 슬픈 역사를 돌아보는 시간을 춤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고 설명했다.
입체감 있는 무대장치과 조명을 바탕으로, 역동적인 춤사위와 가슴 벅찬 감동을 전할 이번 무대는 대전예술의전당 홈페이지와 인터파크, 시립무용단 홈페이지를 이용해 인터넷 예매가 가능하다. R석 2만원, S석 1만원, A석 5000원. 20인 이상 30% 할인 혜택 가능.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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