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운/정신세계사/2011년 |
청소년시기에 누구나 한번쯤 “높이 나는 새가 가장 멀리 본다”라는 글귀를 노트에 적거나 들어본 적이 있을 것 같다. ‘본다’는 이미 우리들에게 포괄적 의미로 다가온다. 때로는 읽고, 만나는 것도 우리는 모두 ‘본다’라고 표현한다. ‘본다’가 익숙해져 있는 우리들에게 바깥세상의 진실을 취재, 보도하는 기자인 저자가 내면세계의 진실도 파헤쳐 알기 쉽게 세상에 전해줄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도 신선하다. 내면세계에 관한 이야기는 자칫 추상적이거나 신비주의에 빠지기 쉽다. 하지만 이 책은 철저한 과학적 증거로 뒷받침된다.
25년차 방송기자인 김상운 저자는 가족들의 잇단 사망으로 극심한 마음의 병에 걸린다. 그 병을 치유하기 위해 심리와 관련된 책을 읽고 자신의 병의 원인을 깨달아 객관적인 눈으로 내면을 바라보는 순간 병이 사라졌다고 한다. 이후 호기심이 생긴 저자는 우주의 원리에 관한 책을 읽고 관찰자 효과에 완전히 눈을 뜨고 이 책을 집필하였다.
의지로는 안 되는 일이 있는데 시각을 돌리면 그렇게 된다. 인생의 모든 고민은 시각만 살짝 바꿔도 쉽게 해결된다. 만물이 사람의 생각을 읽고 변화하는 미립자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게 바로 양자물리학의 ‘관찰자 효과’ 이며, 왓칭이다. 사람이 바라보는대로 만물이 변화한다는 뜻이다.
어떻게 왓칭-관찰 해야할 것인가? 나의 눈으로 바라보지 말고 남의 눈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나의 눈으로 바라보면 감정에 휘말려 객관적으로 바로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내가 연설하게 되어 마음속에서 리허설을 하려면 내가 관중을 보고 연설하는 장면을 연상할 것이 아니라, 관객의 입장에서 연설하는 나를 바라보면 더 완벽히 리허설이 된다.
왓칭으로 바꿔지는 요술같은 실험을 하였다. 청소부 84명에게 청소할 때의 운동량을 설명해주고 한 달 후 그들의 건강상태를 검진해보았더니 체중, 허리둘레, 지방, 혈압이 크게 감소했다. 자신의 행위를 바라보는 눈이 달라지니 절로 몸이 변화한 것이다.
또, 군인을 두 그룹으로 나눠 첫째 그룹은 “행군거리는 30km다”라고 말하고 행군이 끝난 뒤 다시 10km를 더 행군 하도록 하고, 둘째 그룹에게는 “행군거리는 60km다”라고 말하고 똑같이 40km를 행군하게 한 후 혈액을 채취해 스트레스 수치를 측정하니 둘째그룹 수치가 더 높은 것으로 나왔다. 군인들의 몸은 현실에 반응한게 아니라 현실로 바라보는 이미지에 반응한 것이다.
다른 실험으로 스탠퍼드 대학 교수가 SAT시험을 치르기 전에 흑인학생에게 인종을 명시하도록 해보았다. 그러자 그들의 점수는 평소보다 형편없이 떨어졌다. 해당란에 흑인이라는 단어를 기입하는 순간 ‘흑인은 머리가 나빠’라는 편견이 스쳐갔기 때문이다. 여기서 지능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내 두뇌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달린 문제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금 내 주변을 둘러보면 지금 처한 현실은 나의 생각의 창조물이다. “과자가 좋아”, “이 친구가 좋아”, “저것은 싫어” 등 숱한 생각의 습관들이 지금의 나를 형성한 것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나의 생각이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 무엇이든 될 수 있고,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놓는 순간 나는 무엇이든 될 수 있고, 할 수 있다. 아인슈타인은 “이 세상을 사는 방법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아무 기적도 없는 것처럼 사는 것이요, 다른 하나는 모든 일이 기적인 것처럼 사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내가 이 세상을 온통 기적으로 가득 찬 공간으로 생각한다면 눈앞에 펼쳐지는 모든 것은 기적의 모습으로 나에게 드러날 것이다. 아무리 좋은 환경과 좋은 사람들이 옆에 있을지라도 감사와 긍정적인 마음이 없다면 그것은 평범한 일상에 불과할 것이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긍정적 정서를 통해 감사의 조건을 찾는 다면 모든 상황은 우리에게 특별하고 즐거운 삶으로 다갈 올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운명에 갇힌 수동적 존재가 아니라 내 운명에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개입함으로써 나의 가능성을 무한히 펼칠 수 있는 운명의 창조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지금 한번 나 자신에게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넌 반드시 해 낼거야”라고 말해보는 건 어떨까?
장인숙 갈마도서관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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