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형무소 터, 역사공원으로 탈바꿈

  • 정치/행정
  • 대전

대전형무소 터, 역사공원으로 탈바꿈

  • 승인 2017-04-26 16:57
  • 신문게재 2017-04-27 1면
  • 강우성 기자강우성 기자
대전시, ‘대전판 다크 투어리즘’ 추진

산내골령골 민간인희생자 추모공원과 연계




대전지역 근현대사의 한 흔적인 ‘대전형무소 터’가 역사공원으로 탈바꿈된다.

이른바 ‘대전판 다크 투어리즘’이다.

대전시는 지난해 초부터 자유회관과 형무소 망루, 우물 등 대전형무소 터를 사업 구간으로 정하고 문화체육관광부에 국비 지원을 신청하는 등 역사 관광자원화 사업을 추진해왔다.

대전형무소 터는 현재의 중구 목중로 일원에 지난 1919년 건립돼 3.1운동 이후 안창호·여운형 등 독립운동가와 애국지사 등이 수감됐던 곳이며 한국전쟁 당시 수많은 반공 애국지사와 양민들이 학살된 역사적 장소다.

시는 이런 사실을 주목하고, 형무소 터를 자유민주주의 소중함과 나라사랑의 참된 뜻을 유지·계승 발전시킬 역사교육의 장으로 만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문체부가 자유회관이 안전등급이 D등급을 받자 철거 또는 건물 보강시 주변 시설물 철거가 불가피하다고 판단, 시가 계획했던 회관의 리모델링을 제외한 사업 재수립을 요구했다. 사업비도 시가 당초 계획했던 22억원에서 12억여원 가량이 감액조치됐다.

이 때문에 시는 전시 콘텐츠 구성으로 관광자원화를 꾀한다는 방침을 마련했다. 옛 형무소 망루 앞에 안창호·여운형 전신 동상을 설치한 포토존을 조성하고, 우물과 120년 수령 추정의 왕버들나무 주변 정비 및 옛 형무소 정문을 재현해 배치키로 했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기, 민주화운동기 등 시대별로 형무소에 얽힌 수감인물과 발생한 역사를 중심으로 한 스토리도 개발해 스토리 월과 유리 조형물에 설치한다. 시티투어 버스를 이용해 형무소 터와 국립대전현충원, 거룩한 말씀의 수녀성당, 옛 충남도청, 관사촌, 산내 골령골을 잇는 관광코스도 마련할 예정이다.

시는 이달 중으로 문화재 형상변경 및 콘텐츠 관련 저작권 사용 승인을 획득하고, 다음달 설계도서를 작성할 계획이다.

권선택 시장은 “슬픈 역사가 담겨 있지만, 사업은 산내 골령골에 만들어질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 추모공원과 연계시켜 역사를 되짚어보고자 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면서 “문광부와 협력해 최종단계에 있는데 후대를 위한 것인 만큼 차질없이 추진토록 하겠다”고 했다.

관건은 주민과의 공존이다.

다크 투어리즘은 비극적 역사로부터 교훈을 얻기 위한 것이나 인접한 주민들 사이에선 반감이 적지 않은 이유에서다.

민양운 풀뿌리 여성마을숲 대표는 “비극적 역사지만 독립운동의 역사이고, 자원화를 통해 평화의 가치를 드높여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주민들 사이에서는 반감도 있어 가치공유의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근 아파트 주민자치위원장 역시 조형물 크기에 대한 이견차를 보였다.

자유회관을 사용하고 있는 한국자유총연맹 대전시지부는 역사 및 안보교육을 위한 장소로 활용키 위해 시 차원에서라도 화장실 개선 등의 리모델링 지원을 요청했다.강우성 기자 khaihide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4.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5.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1.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2.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3.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4.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5.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