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표방지, 컨벤션 등 고려 30일, 다음달 4일 마지노선
장미대선 변수로 급부상한 3자 단일화 성사여부는 앞으로 일주일이 고비가 될 전망에 정치권이 숨을 죽이고 있다.
성사 가능성을 놓고 설왕설래하는 가운데 파급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사전투표가 시작되는 다음달 4일 이전이 ‘데드라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로선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이상 기호순)가 모두 단일화에 대해 손사래를 치고 있다.
지난 25일 방영된 JTBC 대선후보 TV토론에서 ‘진원지’인 바른정당 유 후보는 문 후보의 단일화 의사를 묻는 질문에 “무슨 이유로 물으시는지 모르지만, 저는 단일화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안 후보도 “그럴 일 없다. 선거 전 그런 연대는 (없다고) 거짓말하지 않고 백 번도 넘게 말했다”고 강조했다.
홍 후보 역시 “그런 걸 왜 물어요. 나는 생각도 없는데, 바른정당 존립이 문제 되니까 한번 살아보려고 하는 건데”라며 단일화 제안을 깎아내렸다.
이처럼 대상 후보들이 부인하고 있지만,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급변할지는 장담키 어렵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필패(必敗)론’이 갈수록 거세지면 3당 안팎에서 단일화 요구가 빗발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결과로도 이같은 흐름을 읽을 수 있다.
민주당 경선종료 직후 구축된 문-안 ‘양강’ 체제가 균열이 생기고 문 후보가 한발 앞서나가면서 ‘추격조’의 힘이 달리는 모양새가 지속되고 있다.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 지난 24~25일 조사해 26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 후보가 40.4%의 지지율을 얻어 안 후보 26.4%를 14.0%p 차이로 따돌렸다. 이어 홍 후보 10.8%, 심 후보 8.0%, 유 후보 5.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관 지난 7~8일 조사에서는 문 후보(37.7%)와 안 후보(37.0%)가 접전을 벌였지만, TV토론을 거치며 문 후보의 우세로 판세가 변했다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그러나 26일 발표된 결과에서 안ㆍ홍ㆍ유 후보 지지율을 합치면 42.3%로 문 후보를 넘어선다는 점에서 3자단일화 요구는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문 후보 역시 이같은 점을 의식한 듯 25일 TV토론에서 “후보 단일화가 말뿐 아니라 실제 추진되고 있다고 생각된다”며 “그렇게 되면 그야말로 적폐연대라고 규정하고 싶다”며 견제구를 날리기도 했다. 관건은 안ㆍ홍ㆍ유 후보가 단일화에 대해 공감한다고 해도 시간에 쫓긴다는 점이다.
투표용지 인쇄일인 30일 이전까지 어떤 형식과 범위로든 단일화에 의견 접근을 이뤄내지 못하면 이 카드는 동력을 잃을 것으로 보여진다. 30일 이전에 단일화가 이뤄지면 사퇴 후보란에는 ‘사퇴’라고 표기되지만, 이날을 넘기면 사퇴 후보 기표란이 공란으로 남기 때문이다. 투표소에 사퇴 안내문이 부착된다고 해도 유권자들의 무더기 ‘사표’ 발생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길게 잡아도 사전투표일인 다음달 4~5일 전이 단일화의 최후 마지노선이 될 전망이다. 이후에는 단일화해도 디데이(5ㆍ9)까지 ‘컨벤션 효과’를 누릴 시간이 짧아서 단일화 효과를 극대화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3자단일화 대상 후보와 정당은 기본적으로 반문 정서를 갖고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부인한다고 해도 상황이 급변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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