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 포수 최재훈 선수 = 한화이글스 제공 |
한화는 지난 17일 최재훈(28)과 신성현(27)의 일대일 맞트레이드를 발표했다. 한화는 20대 젊은 주전포수를 확보하는데 만족했고, 두산은 우타거포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최재훈은 이적 첫날(18일)부터 주전포수 마스크를 쓰며 빠르게 팀에 녹아들었다. 과감한 투수 리드와 쏠쏠한 방망이 실력을 선보이며 한화에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라운드에서 포수는 센터라인(포수, 2루수·유격수, 중견수)의 중심이자, 유일하게 8명의 수비수를 마주 보는 존재다. 그라운드의 야전사령관이라 불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홈플레이트를 지키다 보니 작은 실수가 팀 실점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최재훈 영입 후 한화는 현재(26일 경기 전까지) 5승3패로 팀 상승세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최재훈으로서도 주전 도약의 계기가 됐다. 그는 “경기에 자주 나간다는 자체로 기분이 좋고 영광”이라며 “이번 트레이드를 기회라고 생각하고 독하게 마음먹고 잘해야 한다. 막상 내가 팀을 옮기게 되니 당황이 되고 긴장되더라. 부담이 크지만, 그라운드에서 자신감만 갖고 뛰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재훈은 두산 시절 양의지에 그늘에 가려 별다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올해는 후배 박세혁이 백업 자리를 꿰차면서 3옵션으로 까지 밀렸다. 포수가 약한 한화는 최재훈에게 약속의 땅이었다.
그는 “두산에서는 항상 백업이었다. 실력이 늘진 않고 자꾸 떨어지기만 했다. 정말 창피했고 숨고 싶었다. 화가 나서 밤새 연습한 적도 있다”면서 “올겨울 하루도 안 빼먹고 웨이트트레이닝을 했다. 그럼에도, 올시즌 두산에서 기회를 많이 얻지 못했다. 한화에서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재훈은 과감한 볼 배합으로 상대 타자들의 허를 찌른다. 지난 21일 수원 KT전에서 통산 130승을 따낸 배영수도 최재훈의 과감성에 놀라움을 나타냈다. 배영수는 “재훈이가 ‘밤새 선배님 투구 영상을 돌려봤다’고 하더라. 성실하다”면서 “슬라이더 감이 나쁘지 않았는데 최재훈이 3회부터는 계속 포크볼 사인만 내더라. 그래서 나도 미친놈처럼 포크볼만 던졌다”며 투수 리드에 만족감을 보였다.
최재훈은 투수를 최대한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는 “투수가 가진 최고의 공을 던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에서 시작한다”면서 “자신 있게 던질 수 있는 공을 이끌어내려면 서로 믿어야 한다”고 밝혔다.
최재훈은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로 팀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몸에 공을 맞아도 참고 뛰고 있다.
그는 “아픈 곳이 없다면 거짓말. 프로에 아프지 않은 선수가 어디 있나”면서 “나는 몸을 사리고 싶어도 그게 안 된다. 지는 것이 너무 싫다. 지면 정말 화가 난다”며 승부욕을 보였다.
한화는 젊은 포수 최재훈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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