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순석 ETRI 커뮤니케이션전략부장 |
희한한 은행이 생겼다. 오피스 빌딩도 없고 점포도 없는 은행이다. 인터넷 은행이다. 가입하러 찾아 갈 곳도 없을뿐더러 찾아 갈 필요도 없다.
그냥 스마트폰에 앱을 깔아서 앱이 요청하는대로 따라하면 자동으로 가입이 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인터넷에 존재하는 은행이고 점포는 우리 손에 있는 스마트폰이 점포이고 책상위에 있는 PC가 곧 점포다.
우리나라의 경우만 따지더라도 점포수가 지구촌의 인구수보다 많은 수까지 가능하다. 은행이 없는 것이 아니라 기실 은행이 내 몸에 붙어 다니는 세상이다. 수수료도 싸고 대출 금리도 싸지만 예금이나 적금의 금리는 높다.
일하는 사람이 없고 컴퓨터가 대신하니 자연스럽게 금리에 대한 우대를 생각할 수 있겠다. 그러나 인터넷은행은 시중은행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넓은 범위의 가치들에 대한 교환의 중심이 될 수 있다.
그러기 때문에 점점 더 시중은행과 금리에 대한 격차를 벌려 나갈 것이 예상된다. 은행 DNA의 돌연변이가 일어난 셈이다. 인터넷 은행은 고객의 통장을 관리해주는 은행이 아니라 고객의 지갑을 관리해주는 은행이다.
은행원들이 무슨 일을 해야 할 것인지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새로운 기회의 땅이다. 이런 변화는 시작에 불과하다.
이순석 ETRI 커뮤니케이션전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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