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자마진 개선이 주요 원인… 수수료 이익도 한몫
올해 1분기 주요 시중은행들이 깜짝 실적을 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압박에도 지난해 말 폭발한 분양시장의 중도금 대출이 꾸준이 이어진데다 연초 시중금리 상승으로 시중은행의 이자 수익이 뚜렷하게 좋아진 덕을 봤다. 여기에 신탁과 수익증권 영업이 확대되면서 수수료 수익도 더 늘었다.
23일 주요 시중은행 실적 자료를 살펴보면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은행의 당기순이익이 모두 크게 늘었다. 올해 1분기 신한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연결기준)은 9971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1분기보다 29.3%(7714억원)늘어난 것으로 2001년 지주사 설립 이래 최대 분기순이익이다. KB금융지주는 1분기 당기순이익이 870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보다 59.7%(3251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본사 기준으로 2008년 9월 KB금융지주 출범 이후 최대다. 하나금융지주는 4921억원을 우리은행은 6375억의 1분기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각각 전년동기 대비 12.4%(542억원), 43.8%(1942억원)이 늘어난 수준이다. 하나금융지주는 대우조선해양 충당금 폭탄에도 2012년 1분기 이후 최대실적을 냈고, 우리은행은 2011년 2분기 이후 최대 실적을 올렸다.
은행들이 최대 실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순이자마진이 큰폭으로 개선됐기 때문이다. 순이자마진은 은행이 대출 등 자산운용으로 낸 수익에서 돈을 조달한 비용을 차감해 운용자산총액으로 나눈 수치로 이자부문 수익성을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지표다. 즉 이자로 많은 이익을 냈다는 뜻이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에 대한 각종 규제를 하면서 총량은 크게 늘지 않았지만, 순이자마진이 개선돼 이자수익이 늘었다. 최근 몇년간 내림세나 정체를 보였던 순이자마진은 올해 1분기 오름세로 돌아섰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로 대출 금리는 빠르게 올라가고, 예금 금리는 조금 오른 영향도 있다.
수수료 이익도 한 몫했다. KB금융의 1분기 수수료 이익은 520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41.4%(1524억원) 늘었고, 우리은행의 수수료 이익도 2740억원을 기록, 전년동기보다 18.1%가 늘었다. 하나금융은 수수료 이익이 4892억원 늘어 전년 동기보다 18.1%(750억원)나 늘었다. 일회성 요인도 작용했다. 우리은행은 중국 화푸빌딩 대출채권을 매각(1706억원·세전)했고, 신한금융은 신한카드 대손충당금(3600억원·세전)이 이익으로 환입됐다. KB금융은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은행(BCC)을 매각해 1580억원의 일회성 수익을 얻었다.
지역 금융계 한 관계자는 “순이자마진이 좋아지면서 각 금융사들마다 이자수익이 크게 늘었다. 여기에 신탁이나 펀드 등 수수료 이익이 증가하면서 실적이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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