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톡] 이해와 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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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톡] 이해와 수용

  • 승인 2017-04-21 00:01
  • 김종진 한국지문심리상담진흥원 원장김종진 한국지문심리상담진흥원 원장
▲ 게티 이미지 뱅크
▲ 게티 이미지 뱅크


40대 부부가 상담센터를 찾았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서부터 일관성 있게 굳어 있는 남편과 달리 부인의 얼굴은 붉으락푸르락이다.

내담자인 남편은 '내선지문'이 하나도 없는 사람이었고, 부인은 '내선지문'이 왼손 엄지를 비롯하여 80%를 차지하고 있었다. 내선지문의 특성은 감성이 풍부하기 때문에 이런 경우, 부부가 소통을 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감성이 없으면 살아가는데 팍팍한 편이다.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한다. 내선지문이 많은 아내가 남편을 다독여줄 필요가 있다. 남편은 아내를 배려하며 살고 있다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감정표현이 어색한 남편은 표현방법을 배워서 실제로 아내를 배려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부부의 서로 다른 점을 알고 이해한다면 소통의 폭은 넓어질 것이다.

아내는 표현하지 못하는 남편의 심정을 헤아릴 필요가 있고, 남편은 자기이야기를 솔직하게 표현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나를 이해하는 사람이 단 하나 있는데, 그도 나를 다 이해하지는 못했다.’ 헤겔의 마지막 말이다.

그 사람이란 바로 자기 자신을 말한다. 풍부한 감수성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이해와 수용, 더 나아가서는 사랑의 포용이라고 할 수 있다.

감수성은 번개가 ‘번쩍’할 때, 천둥이‘우르릉 쾅’하는 그 순간처럼 사람의 마음을 단번에 알 수 있는 힘이다. 자신의 감정을 느끼고 이해할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감정도 느끼고 이해하는 인생을 산다면 삶도 자연스럽게 부유하고 풍성해진다.

감성주의자인 내선지문을 가진 사람들은 권위적이고 엄격한 환경을 두려워한다. 그리고 경쟁적인 환경에 놓이게 되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누구든 억압된 환경에서는 힘들지만 견디지 못하는 기질을 가진 사람들이 감성주의자이다. 어린 아이의 경우, 자신의 잘못이나 실수에 대해 부모나 교사로부터 심한 꾸지람을 받거나 강압적인 분위기에 놓이면 심한 스트레스로 퇴행을 보이기도 한다.

'뇌가 섹시한 남자 마음이 섹시한 여자'라는 책이 있다. 일본어 원제는 ‘남녀뇌전략, 남자에게는 데이터를, 여자에게는 이미지를’이다. 제목에서 연상되듯 남녀 두뇌활동의 메커니즘에 차이가 있다는 전제가 바탕에 있다.

같은 주제의 베스트셀러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이 있다. 이 책은 남녀의 행동패턴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남자는 금성에서 왔고, 여자는 화성에서 왔다’라는 다소 추상적인 명제를 깔고 시작했다.

감수성은 남자보다 여자가 더 발달되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유아기 때부터 남성에 비해 여성의 뇌 발달이 빠르기는 하지만 감수성이 우세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남녀 사이에 두뇌의 차이가 있고 행동패턴의 차이는 있더라도 보이지 않는 감수성의 깊이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앞서 소개한 두 책에서 말한 바와 같이 여성과 남성은 행동패턴의 차이, 메커니즘의 차이가 있다. 그러나 다른 측면에서도 살펴보아야한다. 서로 내려놓고 양보하며 살아간다면 분명 삶의 행복이 깃들 것이다. 서로 다른 사람들, 이해하고 수용하는 것만큼 어렵고도 쉬운 일은 없을 것이다.

김종진 한국지문심리상담진흥원 원장

*‘박경은·김종진의 심리상담 이야기’는 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와 김종진 한국지문심리상담진흥원 원장이 격주로 칼럼을 게재하는 가운데 ‘심리’의 창을 통해 다양한 삶의 모습들을 엿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편집자 주>


*내선지문(內旋指紋, ulnar whorl fingerprint)은 지문을 바라보았을 때, 지문의 융선이 내 몸 안쪽 방향에서 흘러들어갔다가 내 몸 안쪽으로 되돌아오는 모양이다. 지장을 찍었을 때는 반대의 형상으로 나타난다. 삼각주는 하나이다. 아래 지문은 자신의 지문을 눈으로 직접 봤을 때 왼손과 오른손의 내선지문의 모양이다.

▲ 왼손과 오른손
▲ 왼손과 오른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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