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스페인에서 AI 발생… 수입물량 부족
국내 산란계 노계 비율 급증, 재고물량도 급감
설 이후 잠잠하던 계란가격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계란 평균 소매가는 지난달 중순부터 오름세를 시작으로 20일 정점을 찍었다. 현재 수급이 부족한 서울과 경기지역으로 계란 30개에 1만원을 넘는 곳이 속출하고 있다.
계란 산지가는 2월 초 1알당 159원에서 186원으로 올라 AI가 확산됐던 작년 연말과 비슷한 수준까지 급증했다.
최근 부활절을 앞두고 전국적으로 계란 구매가 급증했다. 부활절로 인해 계란값이 오르고 수요가 부족하자 일부 교회와 성당은 계란 대신 양초를 대신 나눠주기도 했다.
유통시장 관계자는 계란값 재상승의 원인으로 산란계 수입을 중단을 꼽았다.
작년 AI(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당시 올해 6월까지는 산란계 마릿수 부족으로 계란값이 요동 칠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발 빠른 정부의 대응으로 미국산 등 해외 주요 지역에서 계란이 수입되며 설 대란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AI로 국내에서는 산란계 36%가 살처분됐다. 무려 2518만 마리다.
문제는 부족한 산란계 수를 맞추기위한 수입마저도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주 수입국인 미국과 스페인에서 AI가 발생해 설 전과 같은 물량을 수급하기는 당분간은 어려울 전망이다.
또 AI를 피해 살아남은 국내 산란계는 노계비율이 급증해 산란률 마저 떨어지고 있다. 산란계는 보통 80주까지 연간 250개의 알을 낳지만, 80주가 넘으면 150개 안팎으로 산란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산란율이 떨어진 노계는 일반적으로 식용으로 분류되지만, 현재는 노계마저 산란을 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다.
국내외 악재로 현재 수도권 지역 계란 재고물량은 평소의 3분1의 수준으로 떨어졌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0일 기준 계란 30개는 7716원이다. 한 달 전보다 400원 올랐고, 1년 전 가격인 5350원보다 2300원 이상 급증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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