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기 (대전봉사단연합회 대표회장) |
우리나라 장애인 숫자는 250만여 명(2014년 기준)으로, 총인구의 약 5%에 해당한다. 그중에서 89%가 중도 장애인인데 사고나 질병으로 인해 후천적으로 장애가 생긴 경우다. 100명 중에 4∽5명은 살아가는 과정에서 장애인이 된다는 소리다.
선천적인 장애인보다 후천적인 경우가 많으니, 비장애인들 역시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무관심은 버려야 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아직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나 관심이 많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예전과 비교하면 장애인에 대한 시선과 편견이 많이 나아졌지만 보이지 않는 차별이 만연한 건 사실이다. 장애인은 같은 시대를 함께 살면서도 삶의 현장에서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차별받고 뒷전으로 밀려 중심에 서지 못하는 것이 우리 장애인들의 현실이다.
장애인이‘장애’인이 되는 것은 신체적 불편 때문이라기보다는 사회가 생산적 발전의‘장애’로 여겨 ‘장애인’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은 단지 신체적 능력만을 능력으로 평가하는 비장애인들의 오만일지도 모른다.
우리나라는 경제, 문화, 스포츠 등 모든 분야에서 세계열강들보다 절대로 뒤지지 않고 있다. 그만큼 국격이 높아져있다고 국민스스로 믿을 만큼 성장한 나라지만, 아직 장애인 복지만큼은 국가 GDP에 비해서 초라한 성적표를 받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숫자놀음으로 장애인복지를 말하고, 장애인이기 때문에 ‘할 수 없다’는 고정된 틀 안에 넣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신체적 장애가 인생의 장애는 아니다. 실제 장애인이면서 비장애인보다 더 많은 것을 하는 사람도 많다.
장애는 불편할 뿐이지, 결코 불행한 것은 아니다. 행복과 불행의 경계는 장애와 비장애에 있는 게 아니다. 장애의 기준을 눈에 보이는 것으로, 신체의 다름과 불편으로 삼았을 뿐이지, 실제로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의 건강과 다름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누가 장애인이고 비장애인일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제37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인도 당당하게 행복을 누리고 살아야 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다시한번 깨닫는 날이 되었으면 한다.
몸도 불편하고 오가기도 힘든 장애인들을 불러 놓고 기관단체장이 기념사나 하고 정치인이 얼굴 인사만 하는 형식적인 장애인의 날이라면 있으나 마나 한 기념일이다.
이제부터는 비장애인이 진정으로 장애인의 현실을 이해하고 동등한 인격체로 인식하고 장애인을 장애로 보지 말고 나와 같은 사람으로 받아들이고 장애를 그 사람의 특성으로 보는 장애인의 날이 되어야 한다.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방향은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동등한 인격체로 나의 장점으로 다른 이의 단점을 보완한다면 장애가 삶 속에 불편할 수는 있어도 결코 부끄럽거나 불행하다는 생각을 갖지 않을 것이다.
서로 부족한 점을 채워가며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가 되어야 사람 사는 사회의 본래 모습이고, 그게 우리가 소망하는 차별 없는 행복한 세상이다.
김영기 (대전봉사단연합회 대표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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