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중도일보 영상 스튜디오에서 '미세먼지 충남도 석탄화력발전 재앙인가? 선택인가?'라는 주제로 토론이 열렸다. 좌측부터 유종준 당진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이상신 서해안기후연구소 책임연구원, 신천식 박사, 신동헌 충남도 기후환경녹지국장./금상진 기자. |
초고속 경제성장을 위한 산업화 과정에서 전기의 값싼 생산을 위해 선택한 화력발전소는 이제 충남 서해안을 잠식, 미세먼지 등 환경오염 공격으로 도민들을 위협하고 있다.
필요에 의한 선택이 ‘최선’이 아니었음을 몸으로 직접 느꼈을 때는 이미 전국 57기 중 절반이 넘는 29기가 밀집한 거대 화력발전단지가 돼버린 뒤였다.
그런데도 앞으로 세계 최대 화력발전소가 충남으로 속속 들어온다는 정부의 계획은 액셀 페달에서 발을 뗄 기미마저 보이지 않고 있다. 다양한 연구결과에 비춰 생명의 위협까지 느껴지는 가운데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18일 중도일보 영상 스튜디오에서 열린 ‘신천식의 이슈토론’ 패널로 참여한 신동헌 충남도 기후환경녹지국장과 이상신 서해안기후환경연구소 책임연구원, 유종준 당진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에게 해법을 들었다.
우선 인식 변화와 정책 전환이 시급하다.
신 국장은 “화력발전은 환경비용을 따지면 싸지 않다”며 “세계적으로 화석연료를 퇴치하는데 한국과 일본만 고집하는 상황에서 에너지 구성원을 현행 석탄 40%, 원자력 30%에서 신재생과 수력 등으로 전환하는 정책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규제 강화 주장도 나왔다.
유 국장은 “보령화력과 당진화력이 오염물질을 초과 배출했는데 과징금이 기업에게는 얼마 되지 않는 돈”이라며 “오염물질을 다시는 배출하지 못하도록 과징금을 현실화하고 영업정지라는 극약처방까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일침 했다.
전기요금 현실화와 전기 공급의 공공화 대안도 제기됐다.
이 연구원은 “낮은 전기요금의 수혜는 산업계로 가고, 수혜를 받은 대기업이 화력발전에 재투자하는 고리를 끊으려면 발전사를 국민복지 차원에서 공기업화 해야 한다”며 “현재 기술로도 오염물질 저감이 가능하지만 비용 문제로 실행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전기요금에 그런 비용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국장도 “원가에도 못 미치는 산업용 전기를 공급하니 공장은 과소비하고 국민들이 피해를 감수한다”며 “일반 국민들은 OECD 국가의 절반밖에 전기를 쓰지 않는 상황에서 환경피해를 산정해 (산업용)전기요금에 포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당장 대안연료는 액화천연가스(LNG)라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유 국장은 “신재생에너지로 가기 전 석탄보다 온실가스가 절반이고, 황산화물 등 유해물질이 적은 LNG로 가교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지역별 자급자족론도 등장했다.
유 국장은 “전기를 보내느라 송전철탑이 들어서 이중 피해를 보고, 전력도 손실된다”며 “소비지에 작은 LNG 발전소를 짓는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진화력이 6040메가와트(MW)로 세계 최대 용량을 기록했는데, 태안화력과 신보령화력2호기 등이 완공되면 또 순위가 바뀌어 세계최대 화력발전소 세 기를 모두 충남이 보유하게 되는 것”이라고 수도권에 전기를 보내는 충남의 현실을 규탄했다.
토론에 참석한 한 당진시민은 전 송전선로의 지중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 연구원은 “송전탑에서 발생하는 전자파 등이 유럽과 미국에 비해 80∼400배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패널들은 지방정부 차원에서 큰 틀을 바꾸기 어렵기 때문에 최근 미세먼지에 관심을 보이는 대선 주자들의 공약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기도 했다. 이 연구원은 “그동안 경제발전 논리에 치우쳐 선택권한이 없었지만, 이제는 화력발전 건립 등을 지역민들이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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