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생태계 변화…냉각수 쓰인 물 바다로 흘러들어 생태계 변화, 가뭄지역 용수 공급 영향도
뒤쳐지는 대응…건립 계획 전면 취소 중국과 달리, 계획된 대용량 발전소 건립 강행 한국 대조
비상식적 밀집…전국 57기 중 29기 충남에, 나아가 신규 20기 중 9기까지 떠밀어
▲ <신천식의 이슈토론>18일 오전 10시 중도일보 4층 영상 스튜디오에서 '미세먼지 충남도 석탄화력발전 재앙인가? 선택인가?'라는 주제로 토론이 열렸다. 좌측부터 유종준 당진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이상신 서해안기후연구소 책임연구원, 신천식 박사, 신동헌 충청남도 기후환경녹지국장./금상진 기자. |
언제부턴가 우리 하늘은 어둡고 칙칙하기만 하다. ‘가능한 외출은 자제하고 집에 머무는 것이 좋겠다’는 일기예보가 매일 뉴스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마스크 쓴 나들이는 제대로 ‘신’이날 리 없다.
‘언제쯤이면 맘껏 창문 열고 푸른 하늘을 보며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을지’걱정하는 것이 충남도민들의 일상이 돼버린 지 오래다. 하늘을 뿌옇게 뒤덮은 미세먼지 때문이다. 그 미세먼지의 주범 중 하나는 화력발전소다.
18일 ‘신천식의 이슈토론’에서는 충남의 화력발전소 밀집과 이에 따른 심각한 문제점을 짚었다.
중도일보 영상 스튜디오에서 ‘충남도 석탄화력발전 재앙인가? 선택인가?’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토론에는 신동헌 충남도 기후환경녹지국장과 이상신 충남연구원 서해안기후환경연구소 기후변화대응연구센터 책임연구원(박사), 유종준 당진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이 참석했다.
충남의 화력발전은 최소한 현재 ‘재앙’이다.
한 해 1000명이 넘는 조기사망 등 역효과가 다양한 연구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토론에서 유 국장은 “그린피스 의뢰로 하버드가 연구한 결과 석탄화력으로 한국에서는 한 해 1144명의 조기사망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추산됐다”며 “여기에는 충남만 750명, 당진만 300명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계획ㆍ건설 중인 발전소(대용량)까지 완공되면 조기사망자는 2배 이상으로 늘어난다는 전망이다. 신 국장은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이 다량 배출되는 화력발전소는 호흡기·심혈관 질환과 암에 더해 미세먼지가 뇌에까지 전달돼 치매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인체에 미치는 영향 못지않게 환경과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도 심각하다.
이 연구원은 “화력발전용 냉각수 사용이 봄 가뭄을 겪고 있는 충남지역의 공업·농업용수 공급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이라며 “냉각수로 쓰여 온도가 올라간 물은 상대적으로 차가운 바다에 흘러갔을 때 해양환경과 생태계 변화를 불러와 기존 어업방식과 문화 자체가 바뀌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다양한 문제점 노출에도 정부의 대응은 한 발 뒤쳐진다.
유 국장은 “베이징의 심각한 환경오염 원인은 석탄화력인데, 중국은 이에 따른 250만 명 이상 조기사망 등을 국가 위기로 받아들이고 현재 계획된 석탄화력발전소 103기의 건립을 전면 취소하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나라는 현재 계획된 대용량 석탄화력발전소 대부분을 그냥 지으려 한다”고 꼬집었다.
세계적으로 충남의 화력발전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비상식적인 ‘밀집’에 있다.
신 국장은 “충남의 아름다운 리아스식 해변가에 수도권으로의 전기 공급과 석탄 수입 용이성 등을 이유로 70년대부터 석탄화력발전소가 몰려들기 시작해 현재 전국 57기 중 절반이 넘는 29기가 밀집해 있다”며 “이런 시설로 전국 발전량의 22%를 담당하는 충남은 생산된 전기의 60% 이상을 수도권으로 송전만 하고 있고, 그럼에도 현재 계획 중인 20기 중 절반인 9기를 또 충남에 지으려 한다”고 개탄했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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