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대전도 대한민국 수도였던 사실 아시나요?

  • 정치/행정
  • 대전

[연중기획]대전도 대한민국 수도였던 사실 아시나요?

  • 승인 2017-04-17 17:14
  • 신문게재 2017-04-18 13면
  • 강우성 기자강우성 기자
[2017 대전시정 들여다보기]

한국전쟁 당시 이승만 대통령 피신에 임시 수도
충남도청사 중앙정부로 도지사공관은 청와대로 활용


제19대 대선을 앞두고 세종시의 행정수도 완성을 골자로 하는 공약이 쏟아지고 있지만, 인접한 대전시가 한때 대한민국의 수도(首都)였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시간은 1950년 한국전쟁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승만 전 대통령은 1950년 6월 27일 오전 북한의 공격에 의정부가 함락됐다는 소식을 접한 뒤 주위의 권고를 받아 극비리에 경무대(현재의 청와대)를 떠나 피난길에 올랐다. 이 전 대통령과 프란체스카 여사는 이날 낮 12시께 대구에 도착했지만, 서울로 올라가겠다는 이 전 대통령의 고집에 다시 발길을 돌렸다. 오후 4시 이 대통령의 피난열차가 대전에 머물렀다.

이 전 대통령은 대전역에 나온 이영진 충남지사와 윤치영 내무장관 등을 접견한 뒤 다시 서울로 갈 계획이었다. 그러나 윤 장관 등의 만류 등에 대전역 철도국장실에서 잠시 쉬게 된다. 이 전 대통령은 신성모 국방장관의 전화와 드럼라이트 미 대사관 참사관의 방문에 서울행 의지를 꺽게된다. 유엔이 북한의 남침에 대한 군사적 행동을 결의했고, 트루먼 미국 대통령이 미군의 한국 파병을 명령했다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다.

이 전 대통령은 이 소식에 정부를 대전으로 옮기게 했다.

이 가운데 이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자신은 대전에 피난온 사실은 알리지 않은 채 서울에 건재하다는 것을 알리는 거짓 방송을 실시한다. 이 전 대통령을 수행했던 이철원 공보처장은 임지호 충남도 공보과장을 불러 방송내용과 같은 내용의 대통령 담화문을 찍게 했다.

그러나 담화문을 실고 서울로 갔던 비행기가 서울 함락 소식을 전하면서 이 전 대통령은 국민 앞에 정부의 대전 천도를 발표하기에 이른다.

이 소식을 접한 국민은 분노했다. 피난민은 대전으로 몰려들었고, 당시 13만에 불과했던 대전은 일주일도 안돼서 사람들이 몰려 100만명의 인구가 됐다.

충남도청 각 국장실은 장관 사무실로 쓰여졌고, 도청은 임시 중앙청사가 됐다. 도청 회의실은 임시 의사당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 신익희 의장 주재로 열린 정부와 국회 간담회에서 38선 회복을 약속했던 것과 달리 대통령 홀로 비밀리에 피난했다는 책임 추궁이 제기됐고, 이후 국회 수뇌부가 이 전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건의를 요구하는 등 반목이 거듭됐다.

이 대통령은 7월 1일 갑작스레 비서들을 깨워 부산으로 가자고 했다. 경호관인 김장홍 총경이 대구와 추풍령 지역에 공비가 있을 것이라는 정보가 있다고 보고하며 목포를 통해 부산으로 가야한다고 제안한다. 이 대통령이 탄 기관차는 이런 탓에 목적지를 호남선으로 돌렸다. 이 대통령이 대전을 떠났지만 행정은 대전에 남은 정부에서 계속됐다. 그러나 부산에 있는 이 대통령과 일일이 전화 결재를 받아야하는 불편함이 이어졌고, 전황이 불리해지면서 육군본부가 대전으로 후퇴했으며 정부는 7월 16일 대구로 남하기로 했다. 이로써 3주만에 대전은 대한민국의 수도 지위를 내려놓게 된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2.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3.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4.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5.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1.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2.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3.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4. 대전중부서, 자율방범연합대 범죄예방 한마음 전진대회 개최
  5. 대전시노인복지관협회 종사자 역량강화 워크숍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