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교육청, 부족한 예산 문제로 가감속차로 설치해주길 기대
향후 신규 건설 시 설계 및 운영의 묘 찾아야 조언 뒤따라
학생 안전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세종지역 어린이집과 유치원에는 안전한 학생 등하교 시설인 드롭존이 설치돼 있지 않아 학부모들의 근심이 쌓이고 있다. 더구나 행복청과 세종시교육청은 이에 대한 방안을 찾는 과정에서 상호 어려움만 호소하고 있는 등 해당 기관 역시 골치를 앓고 있는 상황이다.
16일 행복도시건설청에 따르면 행복도시 내 드롭존이 설치된 어린이집ㆍ유치원은 2곳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행정자치부 직장어린이집인 솔비타어린이집과 2-2생활권에 신설된 새뜸유치원에는 드롭존이 마련된 것.
드롭존은 차량을 이용해 유아 또는 어린이를 등하교시킬 때 차량이 건물 현관까지 진입할 수 있도록 우회할 수 있는 공간을 말한다. 이를 통해 자녀의 등하굣길에서 교통사고나 다른 안전사고 발생의 가능성을 줄이자는 취지로 해외에서는 상당수 마련된 것으로 알려진다.
이런 가운데 행복청측은 교육청에서 공사 발주를 하기 때문에 설계 시 드롭존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해당 시공사에 요청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설계 시 드롭존을 추가하도록 설계하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
더구나 세종시교육청에서 최근 요청한 가감속차로 설치는 교통 흐름을 저해할 뿐더러 교통 사고의 위험을 높일 수 있어 추가 설치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가감속차로는 버스 승강장처럼 인도의 일부를 도로로 들여 만드는 것인데, 드롭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가감속차로를 마련할 경우, 자전거도로 및 보행자 공간을 침해할 수 있다. 이럴 경우, 인도가 구부러지면서 자전거운행자와의 충돌 등 또다른 위험을 낳게 된다.
이에 대해 세종시교육청은 드롭존을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추가 설치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학교 등을 건설할 때 예산이 한정돼 있다보니 주차장부지와 드롭존 등을 모두 갖추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사정을 토로한다.
여기에 시교육청은 드롭존이 등하교 시 어린이 안전을 위한 최상의 해결책이라는 것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 학부모도 상당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이렇다보니 한정된 예산과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해 그나마 가감속차로를 기존 교육기관에 설치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의견을 내놓는다.
일각에서는 행복도시가 특화설계 등으로 도시의 가치를 높이고 있지만 정작 이용자들이 체감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특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진다.
한 학부모는 “행복도시는 젊은 도시로 자녀 역시 어린 가구가 많기 때문에 이들이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등하교시 안전 문제를 충분히 해결해줘야 한다”며 “상호 어려움이 있다는 것은 해당 기관간 소통과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 아니겠느냐”고 따져물었다.
행복청 및 시교육청 관계자는 “향후 신설되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는 드롭존 설치 등 등하교 시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설계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며 “이에 대해 학부모들의 걱정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상호 고민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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