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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라의 앞날을 책임질 아니, 5년을 이끌어갈 대통령 선거가 채 한 달도 안 남았다.
참으로 우리 국민은 답답하고 서글프다. 한 나라의 대통령을 관례로 보나 모든 사항으로 보나 관계기관들이 귀신에 홀린 듯 조급하게 처리해 내외적으로 망신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래서 앞으로 이 나라를 이끌어 갈 새로운 지도자를 꼼꼼하게 알아보아서 선택할 귀중한 기회마저 잃어버렸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이 나라의 운명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까지 나타난 대선후보 선두주자라는 인물됨이 진솔히 말해 도토리 키 재기 식으로 그렇고 그렇기 때문에 안타까움이 더하다.
한 나라를 책임지고 이끌겠다고 나선 사람이라면 말 바꾸지 않는 확실한 신념이 있어야 할 것이고, 숨겨진 모사꾼으로부터 조종이나 받는 허수아비 같아서는 안 될 것이다.
그래서 국민들은 원하고 있는 것이다. 곧기는 송죽 같고, 속정은 훈훈한 말 그대로 서민의 대변자이면서 불의와 절대로 타협하지 않는 절조와 기개를 보여주는 지도자를. 거침없이 개혁을 주도 할 수 있고, 목에 칼이 들어와도 국민을 지킬 수 있는 지도자, 그리고 정치와 행정을 두루 섭력(涉歷)해 통치자로서의 자질을 가지고 있는 지도자, 국민들은 이런 지도자를 원하는 것이다.
조선시대 정도전은 “임금의 지위는 높다면 높고 귀하다면 귀합니다. 그러나 천하는 지극히 넓고 만민은 지극히 많으니 한 번이라도 그들의 마음을 얻지 못한다면 대체로 크게 우려할 만한 일이 있게 될 것입니다. 그들의 마음을 얻으면 복종하게 되고, 그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떠나갑니다”고 ‘조선경국전’에서 말하고 있다.
맞는 말이다. 일국의 통치자가 되겠다는 의지가 확실하다면 ‘정권교체’를 주장하지 말고 썩어빠진 정치와 제도를 교체해야겠다는 각오가 앞서야 할 것이다. 정권을 교체하여 무얼 어쩌 하겠다는 것인가? 북한 철부지 김정은에게 돈 싸들고 찾아가 아부나 하겠다는 것인가?
인기에 영합하지 않는 지도자, ‘지․용․맹․장’의 자질을 두루 갖춘 지도자. 시류에나 편승하고 다른 세력의 불행을 나의 행운으로 삼아 지도자의 자리에 앉으려는 자세는 마땅하지 않다.
또 풍부한 지도자로서의 자질을 갖추는 사전의 어떠한 각고의 노력 없이 호가호위를 행세하는 것도 바람직스럽지 못하다. 여러 다양하고 다른 생각과 사상을 가진 조직체들을 아우를 수 있는 너그럽고 포용력 있는 심성의 소유자가 아니고서는 진정한 지도자가 될 수 없다.
끝으로 일천한 정치 이력으로 작은 정부도 맡아 본 경험이 없는 사람이 세계10위에 다가서는 대한민국의 지도자가 되겠다고 허세를 부리는 것도 실로 웃기는 꼬락서니에 지나지 않는다.
이번에 나선 대선주자들은 아직 출발선에 서려면 며칠 동안의 여유가 있다. 그러니 출발선에 서기 전, 자신이 자신을 제일 잘 알고 있을 것이니 괜한 권력욕으로 위난의 이 나라를 절망에 빠뜨리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랄 뿐이다.
그리고 어떤 인물이 지금 이 험난한 난국을 슬기롭게 해결해 발전시켜 나갈 참 지도자인지를 독자 제현들의 해맑은 이성과 감성을 기대해 본다.
김선호 전 한밭대 인문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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