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점 줄고, 인력 줄고…“앞으로가 더 고민”
“케이뱅크까지 나오고,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입니다.”
비대면 거래가 확산하면서 은행원들의 한숨이 늘고 있다. 갈수록 점포가 줄어 들고, 인력도 감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중 전체 조회서비스에서 모바일을 포함한 인터넷뱅킹 비율이 80.6%에 이른다. 200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반면 창구거래와 자동화기기 등 오프라인 거래는 15.5%에 불과하다.
여기에 최근 ‘케이뱅크’ 인터넷은행까지 등장했다. 점포 없이 온라인으로만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시중은행들도 경쟁적으로 핀테크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은행의 중심 추가 인터넷이나 모바일로 급격히 쏠림에 따라 이런 현상은 앞으로 가속할 가능성이 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 임직원 수는 11만 4775명으로 전년대비 2248명이 줄었다. 2010년 이후 6년 만에 최대치다.
은행 영업점도 크게 줄었다. 지난해 말 현재 전국 은행 영업점 수는 7103곳으로 전년대비 175곳이 줄었다.
현금인출기나 현금자동입출금기 등 자동화기기 수도 4만8474개로 전년보다 2641개가 없어졌다.
은행들은 올해도 인력감축이나 지점 축소 등을 고려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올해 사상 최대인 80여개 점포를 통폐합할 방침이다. 국민이 69개, 하나가 76개, 신한이 28개 등 시중은행에서 500여개의 점포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들은 대부분 6∼7곳의 점포를 하나로 묶어서 ‘소 CEO’ 체제를 구축하는 ‘허브 앤 스포크’ 방식의 영업 전략을 도입하는 추세다.
씨티은행은 점포를 대형화하면서 점포수를 101곳이나 줄인다. 상반기 중 32곳만 남겨둔다. 씨티은행은 인력 감축은 없다고 하지만,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점포수가 줄어들면서 승진에도 제동이 걸렸다. 줄어든 지점 수 만큼 지점장이라는 자리가 사라졌다. 지점장으로 승진해야 할 대상자들의 정체가 생길 수밖에 없다.
반면 채용은 줄어들고 있다. 신한, 우리, 하나, 농협 등이 5급 사원 공채를 진행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역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이제는 대출까지 비대면 거래가 이뤄지는 상황이다. 앞으로 핀테크가 어떻게 더 발달할지 알 수없다”면서 “갈수록 퇴직 연령이 빨라지고 있는 만큼 그에 맞는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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