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부터) 한화이글스 외국인투수 카를로스 비야누에바와 알렉시 오간도 모습 = 한화이글스 제공 |
몇 년간 불펜에서 주로 활약…선발 적응 여부가 중요
한화 이글스가 외국인 투수들의 초반 불안한 모습에 고민하고 있다.
한화는 올 시즌을 앞두고 특급 외국인 투수로 전력 보강을 했다. 자유계약시장(FA)에서 조기 철수한 대신 김성근 감독이 특급 외국인 투수 영입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한화는 총액 330만 달러를 투자하며 메이저리그 경험이 풍부한 카를로스 비야누에바와 알렉시 오간도를 영입했다. 비야누에바는 2006년 밀워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무려 10시즌을 풀타임으로 뛰었다. 476경기를 등판했고 51승55패 11세이브 62홀드를 기록했다. 오간도는 지난해까지 7시즌 메이저리그에서 뛰었고, 2011년에는 올스타에도 뽑혔다. 2011년에는 13승을 거두는 등 메이저리그 283경기에서 33승을 따냈다.
김 감독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개막전 선발 공개를 꺼리던 이전 시즌과 달리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비야누에바를 선발로 공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 이하의 모습이다. 비야누에바와 오간도가 각 2경기씩 등판했지만, 아직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개막전인 지난달 31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로 나선 비야누에바는 6이닝 1피안타 2실점(무자책)으로 호투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 뛰어난 경기운영 능력과 날카로운 제구력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7일 광주 KIA전에서 5이닝 4실점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3회까지 퍼펙트 투구를 했지만, 4회 최형우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내준 후 5회 서동욱의 번트 안타 후 3점을 내주며 무너졌다.
오간도는 좀 더 상황이 심각하다. 지난 1일 잠실 두산 전에 4.2이닝 4실점 한 데 이어 6일 대전 NC전에는 5이닝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150km대의 빠른 공은 위력적이었지만, 제구력이 좋지 않은데다, 결정구가 없어 고전했다.
한화는 두 투수에게 이닝히터 역할을 기대했다. 두 투수 모두 경기 초반 무너지는 모습은 보여주지 않았지만, 경기 중반 고전하면서 긴 이닝을 끌어주지 못했다. 지난해 한화는 선발진이 10구단 중 가장 적은 이닝(586이닝)을 소화했다. 퀄리티스타트(6이닝 3실점 이하)도 25회밖에 되지 않았다.
두 투수 모두 지난해까지 불펜투수로 활약했다.
오간도는 2013년 이후 3시즌 동안 선발로 뛴 적이 없다. 비야누에바도 2015·2016시즌 불펜에서만 뛰었다. 두 투수가 KBO리그에서 성공하려면 선발 전환에 성공해야 한다.
김성근 감독은 “오간도와 비야누에바는 최근 몇 년간 불펜투수로 뛰었다. 스프링캠프에서 선발전환 연습을 했다고는 해도 막상 실전 마운드에 올라가면 달라진다. 전력투구를 하게 된다”면서 “4월 한 달 정도는 투구 수를 점차 늘려가는 과정을 밟을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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