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대전 칼국수의 축제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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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대전 칼국수의 축제의 향연

[김우영 작가의 문화산책] 명성과 품질, 장인정신 투영된 전통명품축제 자리매김 되길

  • 승인 2017-04-07 00:01
  • 김우영(작가 · 대전중구문학회 회장)김우영(작가 · 대전중구문학회 회장)
송화가루 날리는/ 외딴 봉우리// 윤사월 해 길다/ 꾀꼬리 울면// 산지기 외딴집/ 눈먼 처녀사// 문설주에 귀 대이고/ 엿듣고 있다.// (박목월 시인의 ‘윤사월’ 시 全文​)

대전의 명산 보문산 정상 시루봉에서 뿌우연 송화가루가 날리는 춘사월 호시절. 국토의 중심 문화예술도시 대전광역시 중구는 7일부터 9일까지 3일간 열전 제3회 칼국수 축제가 푸르런 잔디광장 ‘서대전시민공원’에서 열린다. 한밭벌 대전의 거리가 보문산에서 부는 송화가루에 날려 온통 칼국수 가락이 실리는 듯하다.

칼국수는 밀가루를 밀어서 칼로 썰기 때문에 칼국수라고 한다. 역사적으로 보면 고려시대에 칼국수는 조선시대 최고(最古) 조리서 ≪규곤시의방 閨壼是議方≫에 절면(切麵)이라는 명칭으로 최초로 등장한다.


흔히 서민음식이라고 알려진 칼국수는 근대 이전 우리나라에서는 귀한 음식이었다. '진가루'라 불리기도 했던 귀한 밀가루가 우리나라에서 흔한 음식재료로 쓰이게 된 것은 한국전쟁 때 미군의 식량원조가 큰 역할을 하였다.

서민들에게 무상 구호물자로 밀가루가 공급되면서 이를 이용한 음식이 자연스럽게 발전되어 칼국수가 음식의 대표 메뉴가 되었다. 1950∼70년대를 겪은 기성세대들은 가난했던 어린시절이 있다. 먹을거리가 부족하던 시절, 만들어 먹던 칼국수, 옛날 어머니의 손맛을 떠올리다 보면 추억이 저마다 있다.

비교적 싸고 맛이 좋은 대전의 대표음식 ‘칼국수’는 다른 지역과는 다른 다양성이 있다. 칼국수를 조리하는 업소마다 매운맛과 담백한 맛을 적절하게 조합한 독특한 맛과, 칼국수와 곁들여 먹기에 좋은 수육과 족발, 두부 두루치기, 오징어 두루치기, 파전, 만두, 김밥 등 메뉴가 개발되어 칼국수는 오랜 역사를 이어 오고 있다.


특히, 대전 중구 원도심에는 맛과 전통을 자랑하는 칼국수 전문점들이 많이 있다. 점심과 저녁에 직장인과 주부모임으로 줄을 서서 기다리는 진풍경이 있다. 대전에서 칼국수의 의미는 단순한 음식에 머무르지 않고, 대전의 역사와 전통을 떠올리게 하는 키워드로서 친근한 음식인 칼국수가 중구의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여 축제로서 승화된 것이다.
올해 3회 째 여는 칼국수 축제를 통해 칼국수를 원도심지역 대표 관광 상품으로 널리 알려져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고, 지역 전통의 문화행사를 접목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나아가서는 중구의 경제와 문화를 활발하게 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칼국수 이야기(주제 전시관)와 칼국수의 역사, 대전 전통칼국수 소개, 칼국수 모형전시, 칼국수 레시피, 칼국수 관련 동영상 상영, 밀가루의 유익한 정보, 밀밭 포토존, 전통국수틀 전시, 나만의 칼국수 만들기(무료), 밀가루 인형만들기(무료)등을 제공한다고 한다.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음식축제가 많다. 중동지역의 다양한 음식들을 선보이는 ‘중동 음식축제’는 그리스 음식은 물론 문화까지 소개하는 자리로 그리스 정교회에서 갖는다. 그리스 샐러드와 기로스(Gyros)샌드위치 등이 참가자들에게 제공되며 국제의상쇼, 꼭두각시쇼, 어린이 페이스 페인팅 등 다채롭고 재미있는 부대 행사가 진행된다.

또 세계 10대 축제로 불리는 홍콩의 ‘와인 앤드 다인 페스티벌’, 영국의 최대 음식 축제인 ‘테이스트 오브 런던’은 매년 6월 런던의 리젠트 파크(The Regent’s Park)에서 여는 야외 페스티벌로서 런던의 유명한 40여곳의 레스토랑의 셰프들이 참석한다. 독일의 ‘옥토버 페스트’는 뮌헨 산지에서 매년 가을이 되면 세계 곳곳의 맥주 마니아들이 모여 세계 최대 맥주 축제를 연다. 프랑스의 ‘식도락 축제’는 매년 9월 요리사들이 거리로 나와 많은 사람들과 요리를 나눈다. 호주의 ‘타스마니아 음식 축제’는 호주인들이 꼽은 가장 인기 있는 음식 축제, 야외에서 제철 과일과 다양한 음식들을 맛볼 수 있다. 미식가들의 입맛을 유혹하는 맛의 향연인 싱가포르 ‘음식축제’는 전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축제 중의 하나이다.


축제장을 가보면 주변에 몰린 포장마차의 먹거리 일색, 노래자랑과 무대주변에서 멋대로 흔드는 춤꾼이 있다. 이 외에도 판에 박은 듯한 프로그램과 불법 주․정차와 바가지 상혼, 흥청망청 무질서 등은 우리가 그간 보아온 축제장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축제(祝祭)는 어떤 집단이 축하해야 할 즐거운 여흥을 갖는 것이다. 또는 제전(祭典)이라고 하며 영어로는 페스티벌(Festival)이다. 잘 알려진 전 세계의 ‘전통 명품축제’는 공통점이 있다. 첫 째 기본적인 명성(famous)이 있어야 한다. 이름난 물건이 아니면 사람들 관심을 살 수 없기 때문이다. 두 번째 고품질(quality)로서 제품속에 장인정신(craftsman spirit)이 투영되어야 한다. 세 번째 상품 소비자로부터 오랫동안 그 명성에 충분한 검증을 받은 전통성(honored tradition)이다. 넷 째 아무나 소유할 수 없는 희소성(scarcity)을 가져야 한다. 아무리 품질이 우수하고 전통성을 가진 훌륭한 상품이라도 공급이 풍부해져 누구라도 가능하면 이미 전통명품이 아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고가(high price)이어야 한다. 요컨대, 전통 명품축제의 정의는 이렇다.

“명품 전통축제에 깃든 장인의 영혼을 이해하고 거기에 자신의 영혼을 덧붙일 때이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데드라인 DNA는 품위(格.Premium)넉넉함(豊.Wealth)조화(和.Harmony)이다!”

김우영 작가·대전중구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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