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이글스 배영수 선수 = 한화이글스 제공 |
배영수는 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홈 개막전에 선발투수로 나와 6이닝 3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팀의 0-6 완승을 이끌었다.
지난 2015년 8월9일 대전 롯데전 이후 604일만의 승리였다. 2015시즌을 앞두고 한화 유니폼을 입은 배영수는 그해 4승11패로 부진했다. 지난해에는 수술후 재활을 거치면서 1군에 모습조차 보이지 못했다. 그랬던 배영수가 스스로의 가치를 다시 한번 증명해 보였다.
경기 후 배영수는 “공을 던지는 동안 지난해 교육리그 생각이 많이 났다. 솔직히 처음엔 ‘내가 왜 교육리그를 가야 하나’ 생각이 컸다”면서 “교육리그 첫 날은 부끄러웠다. 그런데 3일이 지나고 4일째가 되니 스스로에게 부끄러워졌다. 감독님이 처음부터 다시 하라는 말의 의미를 알게 됐다”고 밝혔다.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후 배영수는 후유증으로 지난해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결국 배영수는 김성근 감독의 지시로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에 참가했다. 젊은 유망주들이 대부분인 교육리그에 고참 선수가 간다는 것 자체가 파격이었다. 하지만 배영수는 교육리그에서 새로운 전환점을 갖게됐다.
배영수는 “최고령으로 교육리그를 다녀오며 새로운 것을 많이 배웠다. 감독님께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해야 앞으로 야구를 계속 할 수 있다’고 하셨다”면서 “그때 모든 것을 다 내려 놓았다. 투구 패턴도 바꿨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계형철 투수코치님께서 1대1로 붙어 많이 지도해주셨다. 감독님이 큰 숙제를 주셔서 고민이 많았는데 계 코치님 도움이 컸다”면서 신인시절부터 함께했던 계 코치에 대한 고마움도 표했다.
배영수는 올해로 만 36세다. 야구선수로 치면 적지 않은 나이다. 그렇지만 한화에서는 배영수보다 고참인 투수가 있다. 바로 박정진(41)과 송신영(40)이다. 배영수는 “투수 최고참 두 분을 모시고 있는데 옆에서 보며 많이 배운다. 특히 정진이형이 몸 관리하는 걸 보면 존경스러울 정도”라면서 “난 그동안 한가운데만 보고 던지는 스타일이었다. 신영이형이 코너를 던지는 것을 보고 나도 변화를 줬다”고 설명했다. 배영수는 이날 경기에서 좌우코너를 넓게 활용하는 투구를 했다.
배영수는 이날 경기에 호흡을 맞춘 포수 차일목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일목이형은 나처럼 과감하게 지르는 스타일이다. 오늘도 계속 몸쪽 승부를 한 것도 그래서였다. 솔직히 공 4개를 계속 몸쪽으로 던질때는 공 하나 정도 뺄 줄 알았는데 일목이형은 끝까지 몸쪽으로 요구하더라”면서 “여러모로 내가 하지 않은 분석도 많이 했더라.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밝혔다.
배영수가 더 잘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딸 은채(6)양의 존재감도 한몫했다. 배영수는 “아침에 일어났는데 딸이 눈앞에 보였다. 딸에게 아빠가 야구선수 인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교육리그에서 그동안 야구를 너무 쉽게 한 것 같아 반성을 많이 했다”면서 “오늘처럼 자주 웃으며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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