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변호사 제도, ‘전문성’아닌 광고허가 인증제?

  • 사회/교육
  • 법원/검찰

전문 변호사 제도, ‘전문성’아닌 광고허가 인증제?

  • 승인 2017-04-03 16:41
  • 신문게재 2017-04-04 9면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의뢰인들 전문 단어에 속을 우려

#1= 대전에서 건설회사를 운영하는 A씨는 원청업체와의 관계 문제가 생겨 법정 다툼을 앞두고 변호사를 수소문하고 나섰다. A씨는 사전 정보가 부족해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통해 검색했더니 ‘건설 전문변호사’라는 타이틀을 내건 변호사들이 즐비했다. A씨는 “인터넷에 건설 전문 변호사들이 정말 전문변호사인지 모르겠다. 대전지역이 아닌 서울지역이 대부분이어서 정보가 없다보니 정말 건설 전문인지, 알수 없어 답답하다”며 “회사의 사활이 걸린 중요한 문제이다보니 전문변호사라는 말에 솔깃해질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 전직 판사출신 변호사 B씨는 대전지역에서 ‘형사 통’으로 통한다. 전직에서 형사관련 재판을 많이 했고, 지역에서 형사사건을 많이했기 때문이다. B씨에게 형사전문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에 손색이 없지만 ‘형사 전문 변호사’라는 타이틀을 내걸 수 없다. 대한변호사협회에 ‘형사전문 변호사’를 등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B변호사는 “지방에선는 전문변호사 제도가 의미가 없다. 만약 부동산 전문 변호사를 내걸었을 경우 부동산 관련 사건으로 사무실을 운영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라며 “전문변호사는 마음만 먹는다면 대한변협에 등록이 가능하기 때문에 변호사들 사이에서는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전문성에 대한 신뢰가 없는 ‘전문 변호사 제도’가 지역의 의뢰인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인턴과 레지던트 과정 등 오랜 전문의 수련 생활을 한 뒤에 따르는 전문의사 제도와 달리 국내 전문 변호사 제도는 변호사협회에 등록하고,‘전문’ 표시를 할 수 있어 정말 전문성을 갖췄는지 여부는 미지수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지난 2010년부터 ‘변호사 전문분야 등록제’라는 전문변호사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 제도는 변호사 경력 5년이상 돼야하고 해당분야 사건수임을 일정 건수 이상 해야하며, 교육도 50시간 이상 이수하면 등록 할 수 있다. 심지어 한 변호사가 2개까지 전문 변호사 등록이 가능하다. 교육과 사건수임 등의 경력을 첨부해 1건당 30만원의 등록비를 변협에 제출하면 전문변호사로 광고가 가능해진다.

이마저도 일부 변호사들은 전문변호사 등록을 하지 않고 인터넷 등을 통해 전문변호사 허위 광고를 하고 있어 사법 불신을 부추기고 있다.

전문변호사는 학위를 통해 취득하는 것이 아니다보니, 자칫 광고 수단으로 악용할 경우 법조인에 대한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

지역의 C변호사는 “전국의 변호사들이 2만여 명이라면 자신을 어필하기 위해 광고하기 위한 수단으로는 필요한 제도일수 있으나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의미있는 제도인지는 미지수”라며 “전문변호사를 도입하고 있는 외국과는 전혀 다른 사법구조이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전문의 제도와 같은 개념으로 인식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2.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3.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4.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5.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1.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2. 대전시노인복지관협회 종사자 역량강화 워크숍
  3.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4.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5.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