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지역 지난해 말 기준 정신질환자 782명 집계
시민 불안감 확산 “돌발 행동 무섭다”
전문가 ‘사회적 인식’ 개선을 통해 치료가 해답
최근 인천에서 8세 아동을 유괴해 살해한 10대가 정신질환인 조현병 환자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지역에서도 ‘조현병 범죄’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3일 대전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대전지역에는 정신보건 시설 107개에서 782명의 정신질환자를 관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세부적으로는 광역정신건강증진센터와 기초정신건강증진센터 등이 6곳에서 50여 명을 관리하고 있다.
또 4개의 정신요양시설에 128명의 환자가 입소해 있다. 재활시설과 공동생활시설 등 사회복귀시설 97곳에 600명의 정신질환자가 지원받고 있다. 통계 수치에 포함된 환자들은 그나마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이며, 치료를 받지 않고 있는 환자들의 숫자는 더욱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인천에서 최근 8세 아동을 살해한 10대는 조현병 치료를 받는 환자였다.
A(17)양은 지난달 29일 인천 연수구의 한 공원에서 놀고 있던 B(8)양을 유인해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고 나서 흉기로 살해 하고 B양의 시신을 쓰레기봉투 2장에 담아 옥상에 있는 물탱크 주변에 유기했다.
경찰은 살인 및 시체유기 혐의로 구속된 A양이 조현병 증상으로 최근까지 주기적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확인했다. A양은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범행에 대해 “꿈인 줄 알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도 강남역 인근 노래방 화장실에서 20대 여성을 흉기로 살해한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의 범인 역시 조현병 환자였다.
조현병 환자들의 강력 범죄가 잇따르면서 시민들의 불안감도 증폭되고 있다.
대전시민 권모(39)씨는 “정신질환을 앓는 환자들이 범죄를 저질렀다는 소식을 듣고 언제 돌발 행동을 할지 모르는 통에 무섭다”며 “이들의 범죄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는 정신질환은 모두 범죄와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당부한다.
예측이 어려울 뿐 정신질환자가 폭력적이거나 위험하다는 인식은 ‘편견’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유제춘 대전시 정신건강증진센터장은 “정신질환자들은 감정 조절에 문제가 있어 정상적인 사고 능력이 불가능하다”며 “조기 치료를 통해 회복할 수 있기 때문에 질환 발견 시 즉각적인 치료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무조건 배척이나 무시는 금물이며, 치료를 적기에 원활히 받을 수 있도록 정신질환을 꺼리는 사회 분위기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창민 기자 kcm262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