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복의 우리말 우리글] 제249강 발음변화에 따른 표준어(수컷)에 대한 규정(4)
제 7항 수컷을 이르는 접두사는 ‘수-’로 통일한다. ( )안을 버림.
예) 수-꿩(‘장끼’도 표준어임)(수-퀑, 숫-꿩) / 수-나사(숫-나사) / 수-놈(숫- 놈) / 수-사돈(숫-사돈) / 수-소(‘황소’도 표준어임),(숫-소) / 수-은행나무 (숫-은행나무)
♣해설
'암-수'의 '수'는 역사적으로 명사 '숳'이었습니다(ㅎ받침). 그 흔적이 '수캐, 수탉' 등에 받침 'ㅎ'의 자취가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숳'은 명사로 쓰이는 일은 '암수'라는 복합어 정도 이외에는 거의 없어지고 접두사로만 쓰이게 되었고, 그로써 받침 'ㅎ'의 실현이 복잡하게 되었지요. 그리하여 접두사 '숳~수'의 처리는 오랫동안 진통을 겪다가 ‘숫’으로 바뀌게 된 것도 있고 아예 'ㅎ'받침이 없어진 것도 있지요.
다만 1. 다음 단어에서는 접두사 다음에서 나는 거센소리를 인정한다. 접두사 ‘암-’이 결합되는 경우에도 이에 준한다. ( )안을 버림.
예) 수-캉아지(숫-강아지) / 수-캐(숫-개) / 수-컷(숫-것) / 수-탉(숫-닭) 수-키와(숫-기와) / 수-탕나귀(숫-당나귀) / 수-톨쩌귀(숫-돌쩌귀)
수-퇘지(숫-돼지) / 수-평아리(숫-병아리)
♣해설
받침 'ㅎ'이 다음 음절 첫소리와 거센소리를 이룬 단어들로써 '숳'을 인정하되, 표기에서는 받침 'ㅎ'을 없애기로 한 것입니다. 여기에서 어느 단어까지가 이 유형으로 할 것인지의 경계를 긋기가 어려운 점이 남아 있습니다. '수탉, 수캐' 등은 혼란의 여지가 없지만, '수탕나귀'는 어색해하는 사람들이 있고, 또 여기에 제시되지 않은 '개미, 거미'도 '수캐미, 수커미'가 자연스럽게 느껴질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표준말: 수개미, 수거미)
다만 2. 다음 단어의 접두사는 ‘숫-’으로 한다.( )안을 버림.
예) 숫-양(수-양) / 숫-염소(수-염소) / 숫-쥐(수-쥐)
♣해설
[다만1]과 [다만2]에 제시된 이외의 단어에서는 '수-'로 통일하였습니다. 이 접두사의 기본형을 '수-'로 잡은 것이지요. 여기 제시된 이외의 어떤 단어, 가령 '거미, 개미, 할미새, 나비, 술' 등은 모두 '수거미, 수개미, 수할미새, 수나비, 수술'이 표준말입니다. 여기에서 '수놈, 수소'의 현실음이 과연 아무 받침이 없이 이렇게 발음되는지, 아니면 '숫놈, 숫소'인지 하는 것이 문제로 남게 되지요. '숫쥐, 숫양'은 표준말로 인정하면서 '수쥐, 수양'은 인정 안하고 '수놈, 수소'는 표준어로 인정하면서 '숫놈, 수소'는 인정 안하는 불균형이 드러나기도 합니다.
♦참 헷갈리지(헛갈리지)요? 필자인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김용복 한말글 사랑 한밭모임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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