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프로야구가 개막한 1982년 3월 27일 전두환 전 대통령이 MBC 청룡과 삼성 라이온즈 경기에서 시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db |
2017 프로야구가 31일 개막한다. 프로야구는 35년 전인 1982년 3월 27일 그 첫 경기를 시작으로 올해로 36번째 시즌을 맞이한다.
첫 경기를 장식한 팀은 MBC 청룡과 삼성 라이온즈였다. 이날 삼성 라이온즈 이만수 선수는 MBC 청룡의 유종겸을 상대로 통산 제1호 홈런을 쏘아올린 주인공이 됐다. 초반 삼성의 리드로 승리를 바라보고 있었지만 후반 MBC 청룡이 맹추격하면서 7대 7의 상황이 됐고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청룡의 이종도 선수가 삼성 이선희를 상대로 끝내기 만루 홈런을 터뜨리면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프로야구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소위 ‘3S 정책(Screen, Sex, Sports)’이라는 태생적 배경을 안고 있다. OB 베어스, 해태 타이거즈, 삼성 라이온즈, 삼미 슈퍼스타즈, 롯데 자이언츠, MBC 청룡, 총 6개 구단으로 출범했으며 역사적인 첫 경기의 시구자는 바로 전두환 전 대통령이었다.
▲ 1995년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LG 트윈즈와 삼성 라이온즈 개막전에서 고 김영삼 대통령이 볼을 던지기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MBC 캡쳐 |
전 전 대통령처럼 역대 프로야구에서 시구한 대통령은 누가 있을까? 전두환 전 대통령의 첫해 개막전 시구부터 김영삼 전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까지 현직 대통령이 시구를 한 것은 총 6차례에 달한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개막전 시구는 1995년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개막전이었으며 취임 1년 후인 1994년 OB 베어스와 쌍방울 경기, 1995년 한국시리즈 1차전 롯데 자이언츠와 OB 베어스의 경기에서 시구를 했다.
▲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3년 7월 17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올스타전에서 한국과학기술원이 제작한 로봇이 전달해준 공으로 시구를 해 화제가 됐다./사진=MBC캡쳐 |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취임 첫 해인 2003년 7월 17일 첫 올스타전 시구를 했다. 대전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 한국과학기술원이 제작한 로봇으로부터 공을 받아 시구를 한 것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도 취임 첫 해인 2013년 10월 27일 시구를 한 바 있다. 당시 두산베어스와 삼성라이온즈가 격돌한 한국시리즈 잠실구장 3차전이었다.
▲ 박근혜 전 대통령 시구/사진=연합db |
세 대통령의 정치적 인생은 파란만장한 말년을 보냈거나 굴곡진 정치사를 가진 인물들이었다. 최근 긴 침묵을 깨고 ‘우리도 5.18 희생자’라는 망언으로 구설에 오르고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은 희생자가 아닌 5.18 쿠데타로 권좌에 올랐다는 비난을 받다가 1995년 구속됐다.
그런가하면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 민주화 운동에 헌신한 인물 중 한사람으로 손꼽힌다. 박정희·전두환 정권의 독재정치에 전면 대항하면서 탄압과 억압의 고초를 겪으며 결국 대통령의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그가 그렇게 온몸으로 지켰던 나라를 ‘IMF 사태’로 나라를 파탄에 이르게 한 치욕을 가진 대통령이 됐다.
▲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31일 오전 검찰 차량에 타고 서울구치소로 들어가고 있다./사진=연합 |
‘흙수저’ 성공신화였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수많은 정적을 가졌지만 역대 최고로 국민의 지지를 받은 지도자였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에서 최고의 권력에 오른 입지전적의 인물로 대통령의 자리에서 국회 탄핵을 겪었으며 퇴임 후에는 검찰의 수사. 그리고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자 첫 여성 대통령으로 화려하게 청와대에 입성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31일 구속수감 됐다. 젊은 시절 부모님을 모두 총탄에 잃고 청와대를 나왔던 박 전 대통령은 2012년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최순실 게이트로 탄핵돼 결국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역대 대통령의 파란만장한 인생사는 국민들에게도 똑같은 상처가 되기도 한다. 다음 프로야구 개막식의 시구를 할 지도자는 다른 전철을 밟았으면 한다.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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