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경선 文 과반저지 ‘의미 있는 패배’
영남에서 반전 물꼬, 수도권 대역전 노려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안희정 충남지사가 31일 영남권 순회경선에 배수진을 쳤다.
이번에도 문재인 전 대표에게 패한다면 민주당 대선후보 자리를 내줘야 할 처지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31일 오후 2시 부산실내체육관에서 영남권순회투표를 실시한다. 이에 앞서 영남권 ARS는 29~30일 진행됐다.
영남권은 전통적으로 보수 정치권의 심장이며 ‘텃밭’으로 불린다.
최근 영남권신공항, 4대강 수질, 원전 문제 등 굵직한 현안도 즐비하다.
안 지사는 민주당 주자 가운데 중도보수층으로서의 확장성이 가장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 지사의 트레이드마크로 문 전 대표와의 차별성이 가장 잘 드러나는 대연정에 대해 호의적인 것도 영남이다.
문 전 대표는 경남 거제 출신으로, 19대 국회에서 부산 사상에 당선되는 등 지역 연고가 강해 안 지사가 PK(부산경남)에서는 다소 밀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PK와 전혀 다른 지역 정서를 가진 TK(대구경북)에선 해볼 만 하다는 것이 정치권의 분석이다.
리얼미터가 MBN 의뢰로 지난 15일 오후 전국 성인남녀 1015명 대상 여론조사(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안 지사는 25.1%를 얻어 문 전 대표(23.6%)를 제친 적도 있다.
‘안방’인 충청권 경선에서 문 전 대표의 과반 획득을 막은 것도 의미가 크다.
안 지사는 충청경선에서 36.7%를 얻어 47.8%의 문 전 대표에게 11.1%p 차이로 뒤졌지만, 과반을 허용하지는 않았다.
이재명 성남시장(15.3%)과 지지율 합계가 50%를 넘긴 것도 고무적이다.
충청경선은 비록 졌지만 안 지사에게 ‘의미 있는 패배’로 다가오는 대목이다.
영남경선에서 안 지사가 선전, 문 전 대표와의 격차를 줄인다면 전체 선거인단의 50%가 넘는 수도권 경선에서 ‘대역전 드라마’를 쓰는 것도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안 지사도 충분히 역전기회는 있다며 영남경선을 단단히 벼르고 있다.
그는 충청경선이 끝난 직후인 지난 29일 “2위와 3위의 득표율이 50%를 넘은 것을 긍정적 메시지로 보며 ‘문재인 대세론’이 유지되던 상황에서 광주에서의 격차를 줄였다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60% 이상 유권자가 남은 수도권까지 최선을 다해 승리의 기회를 만들고 끝까지 달려서 2017년 대선이 대한민국 새로운 정치의 출발점이 되도록 하겠다”고 신발끈을 조여맸다.
안 지사 멘토단장인 박영선 의원도 같은날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 “충청경선에서 1등을 못했습니다마는 상당히 선전했다고 생각하며 문 후보가 과반을 못 넘어서서 결선투표의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졌다”며 “부산을 제외한 영남권에서 문 전 대표가 과연 좋은 성적이 나오겠느냐, 그 다음에 수도권 선거인단이 56%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수도권 선거인단이 사실상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고 기대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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