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복의 우리말 우리글] 제247강 발음변화에 따른 표준어 규정(2) 제1절 어원에서 멀어진 형태
제5항 : 어원에서 멀어진 형태로 굳어져서 널리 쓰이는 것은, 그것을 표준어로 삼는다.( )안을 버림.
예)강낭-콩(강남-콩) / 고삿(고샅) 겉고삿, 속고삿.
겉소삿 -초가집의 지붕을 일 때 이엉 위에 걸쳐 잡아매는 새끼.
속고삿 -초가지붕을 일 때에, 이엉을 얹기 전에 먼저 지붕 위에 건너질러서 잡아매는 새끼
사글-세(삭월-세) '월세'는 표준어임.
울력-성당(위력-성당) 여럿이 떼를 지어서 으르고 협박하는 일
♦다만, 어원적으로 원형에 더 가까운 형태가 아직 쓰이고 있는 경우에는, 그것을 표준어로 삼는다. ( )안을 버림.
예) 갈비(가리) 갈비구이, 갈비찜, 갈빗-대
갓모(갈모) 1. 사기 만드는 물레 밑고리
2. '갈모'는 갓 위에 쓰는, 유지로 만든 우비
굴젓(구젓) 어리굴젓
말곁(말겻) - 남이 말하는 옆에서 괜히 덩달아 끼어드는 말
물수란(물-수랄) -끓는 물에 달걀을 깨 넣어서 반쯤 익힌 음식
밀-뜨리다(미-뜨리다) - 갑자기 세차고 힘있게 밀어 버리다
적-이(저으기) 적이-나, 적이나-하면
휴지(수지)
♠풀이
1. '강남콩(江南-)'은 '남비'(제9항)와 함께 이미 어원을 인식하지 않고 '강낭콩, 냄비'로 쓰이고 있는 언어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것입니다.
2. '지붕을 이을 때에 쓰는 새끼'와 '좁은 골목이나 길'을 다 함께 '고샅'으로 써 오던 것을 분화시켜 앞의 것을 '고삿'으로 바꾼 것입니다. '고샅'은 '좁은 골목 길’을 말함.
3. '월세(月貰)'의 딴 말인 '삭월세'를 '朔月貰'의 뜻으로 잡아 '사글세'란 말과 함께 써 오던 것을, '朔月貰'는 단순한 한자 취음(漢字取音)일 뿐으로 취할 바가 못 된다 하여 '사글세'만을 표준어로 삼은 것입니다.
4, 다만, 어원 의식이 남아 있어 그쪽 형태가 쓰이는 것들은 그 짝이 되는 비어원적인 형태보다 우선권을 줄 것을 다룬 항입니다.
5. '휴지'가 그 대표적인 예로서, 한자음 '休紙'에 대한 의식으로 종래 표준어로 인정되었던 '수지'보다 널리 쓰이게 되어 이번에 '휴지'만을 단일 표준어로 인정한 것입니다.
6. 같은 이유로 '갈비'가 채택되고, 그동안 표준어로 인정되었던 '가리'를 버리게 되었습니다.
김용복 한말글 사랑 한밭모임 회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