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를 비롯해 건양대 등 지역대학들의 상생ㆍ제휴협약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이를 둘러싼 실효성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대학간 소모적 출혈경쟁을 막기 위해 교육부가 구조개혁평가나 재정지원사업에 대학간 교류협력 수준을 반영키로 하면서 연계협약이 보여주기식 제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29일 대전지역가에 따르면 가장 교류 논의가 적극적인 곳은 대전·충남지역 국립대 4곳이다.
충남대·공주교대·공주대·한밭대는 지난 1월 일찌감치 ‘대전·충남지역 국립대학간 연계협력을 위한 협약’을 맺고 공동 교육과정 개발과 학점 교류, 공동연구 추진, 실험실습 기자재 공동 활용 등에 합의했다.
충북지역 국립대인 충북대, 청주교대, 한국교원대도 최근 상생발전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고 온라인 공개수업(MOOC)을 활용한 공동수업, 지역사회 협력·공헌 프로그램 개발 등 대학 특성과 여건에 맞는 협업 모델을 만들기로 했다.
한국교통대와 한국교원대는 교육자원 교류 협약을 맺기도 했다.
이렇게 지역 국립대가 학점교류나 실험실습 기자재 공동 활용 등에 합의한 것은 이달말까지 제출해야 하는 ‘국립대 혁신지원사업(PoINT·포인트)’때문이다.
국립대의 혁신계획을 평가해 선정하는 포인트 사업 가운데 ‘대학 간 혁신 유형’은 비슷한 지역에 있는 국립대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협업모델을 개발하면 10억 정도이 지원돼 국립대학간 합종연횡이 이뤄지고 있다.
사립대의 상생 협약에 대한 실효성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건양대는 최근 군산대, 원광대, 전주대 등과 ‘대학의 상생발전과 우수 인재 양성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교육·학술·연구·산학·행정 분야의 상호교류 및 활용과 공동협력을 진행하기로 했다.
지역 뿐 아니라 경일대와 계명대, 대구가톨릭대, 대구대, 대구한의대, 영남대가 ‘상생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안동대와 금오공대가 ‘협력적 거버넌스 구축을 위한 협약’을 맺는 등 전국적으로도 대학 간 연합이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대학간 연합이 실질적인 대학간 상생협력보다는 교육부의 구조개혁평가에서 교류협력 수준이 반영되고, 정부재정지원사업 평가 요소에서 대학간 파급력이 평가 요소로 반영되기 때문으로 알려지면서 대학들이 보여주시긱의 제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역대 관계자는 “실질적인 학술교류보다는 각종 평가를 위한 전략적 제휴인 것은 사실”이라며 “아직까지 수도권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대전권 대학의 경우 전라나 경상권에 비해 심리적으로 덜 절박한 것도 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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