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시대] 기도로 맞이한 3월을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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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시대] 기도로 맞이한 3월을 보내며

  • 승인 2017-03-29 10:17
  • 신문게재 2017-03-30 22면
  • 김형태 한국교육자선교회 이사장김형태 한국교육자선교회 이사장
▲ 김형태 한국교육자선교회 이사장
▲ 김형태 한국교육자선교회 이사장
대관세찰(大觀細察) 하려면 망원경으로 전체를 보고 현미경으로 부분을 보며 내시경으로 자신을 보아야 한다. 그러면 맹인모상(盲人摸象)의 실수를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플라톤이 다섯 가지 행복을 가르쳐 주었다. 첫째, 먹고 입고 살고 싶은 수준에서 조금 부족한 듯한 재산. 둘째, 모든 시민이 칭찬하기에 약간 부족한 용모. 셋째, 자신이 자랑하고 있는 것에서 사람들이 절반 정도 밖에 알아주지 않는 명예. 넷째, 겨루어서 한사람에겐 이기고 두 사람에겐 질 정도의 체력. 다섯째, 내 연설을 듣고서 청중의 절반은 박수를 치지 않는 말솜씨다.

그가 생각하는 행복의 조건들은 완벽하거나 만족할만한 것들이 아니다. 조금은 부족하고 약간은 모자란 상태다. 재산이나 외모나 명예나 지식에 모자람이 하나도 없으면 바로 그것 때문에 근심, 불안, 긴장, 불행을 느낄 수 있다. 적당히 모자람이 있어야 그것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게 되고 그런 삶에서 행복을 느끼는 것이다.

최근에 외화내빈(外華內貧)이나 거화취실(去華就實)이 필요해졌다. 건물은 더 높아졌지만 인격은 더 작아졌고, 고속도로는 더 넓어졌지만 시야는 더 좁아졌다. 소비는 늘어났지만 기쁨을 줄어들었고, 집은 더 커졌지만 가족은 더 적어졌다. 생활은 더 편리해졌지만 마음은 더 불편해졌고, 가진 것은 계속 늘었지만 만족은 계속 줄었다.

철학자처럼 사색하고 농부처럼 일하라고 했는데 여전히 우리는 사색하는 행동인도 아니요 행동하는 사색인도 되지 못한 채이다.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는 속담이 더욱 소중하게 보인다. 과거는 해석하기에 따라 달라지고 미래는 결단하기에 따라 달라지며 현재는 행동하기에 따라 달라진다. 자칭 지도자라고 나서는 많은 사람들을 보아도 '저 사람이면 되겠다', '그 사람 정도면 믿겠네' 하는 사람이 선뜻 보이지 않을 때 우리 마음은 허전함을 느낀다.

그렇다면 독자 여러분을 위해 아일랜드에 살던 인디언 켈트족의 기도문을 외워 보고 싶다. “당신 손에 언제나 할 일이 있기를, 당신 지갑에 언제나 한, 두 장의 지폐가 남아 있기를 / 당신 발 앞에 언제나 길이 나타나기를, 바람은 언제나 당신의 등 뒤에서 불고 당신의 얼굴에는 태양이 비치기를 / 가끔 당신의 길에 비가 내리더라도 곧 무지개가 뜨기를, 불행에 대해선 가난하고, 축복에 대해선 부자가 되기를, 적(敵)을 만드는 것에는 느리고 친구를 만드는 데에는 빠르기를, 이웃들은 당신을 존경하고, 불행은 당신을 아는 체도 안하기를 / 당신이 죽을 것을 악마가 알기 30분전에 당신은 이미 천국에 들어가 있기를 / 앞으로 겪을 가장 슬픈 날이, 지금까지 겪은 가장 행복한 날보다 더 나은 날 이기를 / 그리고 하나님께서 늘 당신 곁에 함께 계시기를”.

이제 제가 애송하는 시 한편을 나누고 있다. “꽃씨 속에 숨어있는 꽃을 보려면 / 고요히 눈이 녹기를 기다려라 // 꽃씨 속에 숨어있는 잎을 보려면 / 가슴이 따뜻해지기를 기다려라 // 꽃씨 속에 숨어있는 어머니를 만나려면 / 들에 나가 먼저 봄이 되어라 // 꽃씨 속에 숨어있는 꽃을 보려면 / 평생 버리지 않았던 칼을 버려라”.

김형태 한국교육자선교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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