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 이동훈이 2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프로야구 시범경기에서 2-2로 맞선 8회말 홈스틸에 성공해 결승 득점을 올리고 있다 = 한화이글스 제공 |
“감독님 와인드업 손 모양보고 뛰었다”
한화 이글스 신인 이동훈(20)이 발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한화는 2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시범경기에서 2-3으로 한점 차 승리를 거뒀다.
한화는 8회 초까지 2-2 팽팽한 승부를 이어갔다. 8회 말 2사 만루 찬스에서 한화는 송광민이 타석에 들어섰다. KIA는 올시즌 마무리 후보인 임창용을 마운드에 올리며 의지를 불태웠다. 두 선수의 대결에서 결정지어질 듯 보였던 경기는 겁없는 신인 이동훈이 마무리했다. 이동훈은 주자를 신경쓰지 않고 와인드업 투구를 하는 임창용의 빈틈을 파고 들어 홈 스틸에 성공했다. 과감하게 홈으로 쇄도, 완벽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결승 득점을 올렸다.
KIA 벤치는 스트라이크 판정에 대해 어필했지만, 판정이 번복되지 않았다. 대전 구장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신인 이동훈의 홈스틸 성공에 뜨겁게 달아올랐다. 결국 한화는 9회를 실점없이 막으며 2-3으로 승리했다.
경기 후 이동훈은 “더그아웃에 있던 감독님께서 와인드업 손 모양을 하시더라. 뛰라는 사인으로 알고 임창용 투수가 손을 들자 마자 뛰었다”고 밝혔다.
이동훈은 2016 신인 드래프트 2차 2라운드 전체 19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대구 상원고 출신으로 2015년 청룡기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타격상, 최다 안타, 최다 득점 3관왕을 차지하며 주목을 받았다. 빠른 발과 넓은 수비 범위가 장점으로 한화의 미래를 이끌 외야 유망주다. 지난해 2군 퓨처스리그에서 43경기 타율 2할3푼5리 23안타 8타점 9도루를 기록했다. 1군에서 17경기에 나서 2타수 무안타 3득점 1삼진에 머물렀다. 올시즌 시범경기에는 경기 후반 대주자나 대수비로 나서고 있다.
이동훈은 “전지훈련이 많이 도움이 됐다. 다른 수비들이 빈틈을 보일 때 한 베이스를 더 훔치는 연습을 많이 했다. 최태원 코치님께서 많이 가르쳐 주셨다”면서 “지난해에는 신인이어서 부담이 됐는데, 한 시즌을 치르면서 많이 괜찮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동훈은 “지난해보다는 많은 기회를 얻지 않을까 생각한다. 감독님이 원하시면 (대주자, 대수비) 어떤 임무든 할 수 있다”면서 “타격에서 부족한 점이 많은데 이를 보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화는 지난해 시범경기에서도 비슷한 상황을 연출됐었다. 당시 주인공은 이동훈의 입단 동기인 강상원이었다. 강상원은 지난해 3월 10일 대전 두산전에서 7회 말 무사 1루 상황에서 대주자로 나서 2루 도루에 성공했다. 이어 주현상의 중견수 뜬공 때 태그업으로 3루까지 진루했다. 이때 두산 3루수 류지혁이 송구를 받지 못해 공을 흘린 사이 홈까지 내달려 득점으로 연결했다.
이동훈은 “당시 화가 좀 났다. 나는 왜 그런 플레이를 못할까 생각했다”면서 “(강)상원이와 함께 훈련하면서 서로 의지도 하고 경쟁도 하고 있다. 많은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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